투시그마 전 퀀트 연구원, 알고리즘 조작해 2,350만 달러 챙기고 고객에 1억 6,500만 달러 손실 혐의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세계적 퀀트 헤지펀드인 투시그마 인베스트먼트(Two Sigma Investments)의 전직 연구원 지앤 우(34)전자통신사기(와이어 프라우드)·증권사기·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씨는 회사의 알고리즘 모델을 고의로 변형해 자신에게 2,350만 달러(약 317억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도록 유도한 반면, 고객 계좌에는 1억 6,500만 달러(약 2조 2,2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공소장(사건번호 25-cr-00413)에 따르면, 우씨는 2018년 투시그마에 입사해 2024년까지 6년간 14개의 투자 모델을 개발·관리했다. 검찰은 “해당 모델이 ‘서로 다른 예측을 해야 한다’는 사내 규정을 교묘히 우회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로 인해 회사는 같은 방향의 포지션을 과도하게 취해 전략적 일관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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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알고리즘 트레이딩이란?

‘퀀트(quantitative)’는 통계·수학·프로그래밍 기법을 활용해 투자 결정을 자동화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컴퓨터 코드가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매매를 실행하며, 미세한 설정 변경만으로도 수익·손실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윤리 관리가 필수다.

투시그마는 2001년 뉴욕에서 설립돼 AUM 600억 달러를 운용한다.

회사 측은 “고객 손실분을 전액 보전했고, 내부 통제 절차를 한층 강화했다”

고 밝혔다. 우씨는 2024년 해고됐으며, 이후 뉴욕 맨해튼의 수백만 달러 상당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상한 ‘높은 상관관계’가 단서

기소장에 따르면 2023년 초 내부 직원들은 우씨가 만든 모델과 기존 모델 사이의 예측 상관계수예상치를 훨씬 웃돈다는 점을 발견했다. 회사가 정밀 감사에 착수하자, 우씨는 소스코드를 다시 손봐 증거를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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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미 증권거래위원회)도 같은 날 민사 소송(사건번호 25-07573)을 제기했다. SEC는 우씨의 2021·2022년 성과급 주식 800만 달러는 취소됐지만, 현금 보너스 1,780만 달러는 아직 환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도주 중인 피의자”

미국 연방법무부는 “우씨는 현재 도주 중(fugitive)“이라고 발표했다. 변호인 선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국토안보수사국(HSI)이 소재 파악에 협조 중이다.

전문가 진단과 시사점

시장 감시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알고리즘 투명성보상 구조의 맹점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한다. 뉴욕대 스턴경영대의 한 금융공학 교수는 “예측의 독립성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가 허술하면, 내부 인력이 충분히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생 모델이 연결된 대형 펀드일수록 오류가 시스템적으로 확대될 위험이 높아, 내부통제·코드 리뷰 주기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영국 일부 자산운용사는 ‘모델 리스크 위원회(Model Risk Committee)’를 설치해 외부 전문가가 코드베이스를 정기 점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 업계 역시 올해 금융위원회의 ‘알고리즘 가이드라인’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이번 사례가 규제 논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일지

  • 2018년 우씨, 투시그마 입사·퀀트 모델 개발 착수
  • 2022년 성과급 2,350만 달러 수령·고급 아파트 매입
  • 2023년 내부 감사 착수·코드 상관계수 이상 징후 확인
  • 2024년 우씨 해고·고객 손실분 환급 완료
  • 2025년 9월 11일 美 검찰·SEC 동시 기소 발표

향후 전망

법무부는 유죄 평결 시 최대 20년형과 자산 몰수 및 벌금을 요청할 방침이다. SEC의 민사 제재까지 포함하면, 우씨가 추징당할 금액과 제재 수위는 수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고객 손실을 보전한 투시그마가 신뢰 회복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태는 빅데이터·AI 기반 펀드 확산 흐름 속에서, 내부 인력에 의한 ‘코드 윤리’ 위반 위험을 재조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쟁력 확보와 윤리·통제 간 균형이 헤지펀드 생존의 핵심”이라며, 지속적인 감독 기술 레벨업(RegTech)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 용어 해설
와이어 프라우드: 전화·인터넷 등 전자통신수단을 이용한 사기를 뜻하며, 미 연방법으로 최대 20년형이 가능하다.
퀀트 연구원: 수학·통계·프로그래밍을 활용해 투자 모델을 구축·운용하는 인력.
모델 상관관계: 서로 다른 모델의 예측 결과가 얼마나 유사한지를 수치(–1~+1)로 나타낸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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