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의 ‘그래니 샷’ ETF, 출시 9개월 만에 운용자산 20억 달러 돌파

월가의 대표적 낙관론자로 알려진 톰 리(Tom Lee)가 이끄는 첫 상장지수펀드(ETF) Fundstrat Granny Shots US Large Cap ETF(티커: GRNY)가 출시 9개월 만에 자산운용규모(AUM) 20억 달러를 넘어서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2025년 7월 2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GRNY는 2024년 11월 설정 이후 단 9개월 만에 해당 성과를 기록하였다. 같은 기간 대다수의 액티브 대형주 ETF가 2억 달러를 모으기도 버거운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기록은 업계에서 보기 드문 속도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Morningstar)와 팩트셋(FactSet)의 통계에 따르면, GRNY의 20억 달러 돌파 속도는 미국에 상장된 258개 액티브 대형주 ETF 가운데 1위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평균 10%의 점유율만 확보해도 성공’이라는 통념이 깨졌다고 설명한다.

펀드는 S&P 500 지수에 편입된 약 35개 고품질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2025년 현재 최대 보유 종목은 로빈후드오라클 등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 이상을 기록해 같은 기간 S&P 500을 9%포인트 웃돌았다.

‘우리는 우리 ETF에 대한 이해도와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톰 리는 성명에서 밝혔다.

‘Granny Shot’ 용어 해설

‘Granny shot’은 농구 프리드로 라인에서 언더핸드(underhand) 방식으로 공을 던지는 동작을 뜻한다. Fundstrat은 이를 ‘중장기 핵심 테마가 겹치는 종목을 골라내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사이버 보안, AI 기반 글로벌 노동 공급자, 밀레니얼 세대 소비 패턴 등 5~10년간 지속될 테마에 중복 노출된 기업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펀드의 총보수는 0.75%다. 이는 동종 액티브 ETF 평균보수(약 0.55%)보다 다소 높지만, 리는 ‘핵심 테마 선정과 종목 압축 관리 비용’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참고: 톰 리는 CNBC 기고자로 활동 중이다.


ETF와 AUM은 무엇인가?
ETF(Exchange Traded Fund)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다. AUM(Assets Under Management)은 운용사 또는 펀드가 운용하는 총 자산 규모를 말한다. 일반 투자자는 AUM을 통해 펀드의 시장 신뢰도와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다.

액티브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GRNY의 빠른 자금 유입은 리테일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까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해당 상품을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로빈후드와 오라클처럼 개별 종목 변동성이 큰 주식을 묶어 지수를 초과 추구하는 전략이 시장의 위험 선호 회복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톰 리의 ‘적시성 있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자산 유입 가속화에 기여했다고 본다. 리는 전·현직 JP모간 전략가 출신으로, 플랫폼 X(구 트위터)와 CNBC 등을 통해 거시경제·종목 분석을 빠르게 전달하면서 팬덤(fandom)을 구축해 왔다.

본 기자는 GRNY의 사례가 액티브 ETF가 인덱스 ETF와 공존하면서도 차별화된 테마 집중형 전략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파일럿’이라고 본다. 향후 금리 추세, 기술 주도 랠리 지속 여부에 따라 성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복수 테마 교차점’에 투자한다는 콘셉트는 꾸준히 투자자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