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리포트— 벤저민 패스(Benjamin Pass)가 이끄는 헤지펀드 ‘톰스 캐피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Toms Capital Investment Management)가 최근 미 철도업체 CSX(나스닥: CSX)의 지분을 취득한 직후, 회사 이사회와의 공식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은 이번 움직임이 잠재적 합병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톰스 캐피털은 2분기(4~6월) 중 CSX 주식을 집중 매수했으며, 같은 기간 5백60만 주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서에 새로 기재됐다. 이는 톰스 캐피털이 CSX를 신규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으로 삼았음을 공식 확인한 첫 사례다.
해당 분기 동안 업계 1위 유니언 퍼시픽(NYSE: UNP)은 $715억 달러에 달하는 노퍽 서던(NYSE: NSC) 인수의 세부 조율을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이 초대형 거래는 7월 말 발표됐으며, 철도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자 미 전역 50,000마일(약 8만 500km)에 이르는 ‘해안-to-해안’ 화물 네트워크를 예고하고 있다*부채 포함 시 인수 총가치는 850억 달러.
1. 톰스 캐피털의 조용한 행동주의
벤저민 패스는 그간 U.S.스틸, 켄뷰(Kenvue) 등에서 합병·분할을 촉구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그는 “언론플레이보다는 막후 협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CSX 이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합병 검토 압박 가능성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CSX 측은 “질문에 즉각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톰스 캐피털 역시 공식 논평을 거절했다.
2. 철도업계 ‘빅투’ 재편 흐름
CSX는 현재 동부 최대 철도사업자다. 총 20,000마일 이상의 선로망을 미국 26개 주, 워싱턴 D.C., 그리고 캐나다 2개 주에 걸쳐 운영한다. 투자자들은 “CSX가 서부 거점 파트너를 확보해야 경쟁 열위에 빠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가 보유한 BNSF와의 파트너십 또는 합병 시나리오가 자주 거론된다.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초대형 ‘해안 직결망’이 완성된다.
“전국 물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표에는 이견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는 규제기관의 몫이다.” — 하워드 루트닉(미 상무장관), CNBC 인터뷰 中
루트닉 장관은 인터뷰에서 통합의 필요성에 원론적 지지를 표명했으나, 구체적 방안 및 규제 당국 판단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현재 유니언 퍼시픽-노퍽 서던 인수건 역시 미국 표면교통위원회(STB)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3. CSX, 활동주의 익숙하다
CSX 이사회에는 이미 폴 힐랄(Paul Hilal) — 맨틀리지(Mantle Ridge) 창업자 — 가 참여하고 있다. 맨틀리지는 과거 CSX 경영 개선에 관여하며 업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톰스 캐피털의 등장은 “또 다른 조용한 행동주의 세력”을 의미하지만, 이사회 내부 논의 구도는 이미 합병·인수 카드에 익숙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소재 앵코라 홀딩스(Ancora Holdings)도 2분기 CSX 지분을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앵코라는 2024년 노퍽 서던 이사진 일부를 교체하며 주주 행동주의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회사 대변인은 이번 건에 대해 “언급할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4. 용어 해설
• 헤지펀드(Hedge Fund) : 고수익을 노리며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사모펀드 일종이다. 일반 공모펀드보다 규제가 느슨하지만 높은 위험을 감수한다.
• 표면교통위원회(STB) : 미국의 철도·도로·파이프라인 등 육상 운송을 관할하는 독립 규제기관이다. 대형 철도 합병심사를 전담한다.
• 행동주의 투자(Activist Investing) :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진·이사진 교체, 구조조정, 합병 등 변화를 압박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5. 전문가 관전 포인트
업계 관계자들은 “합병 승인 여부가 향후 수십 년간 미국 물류 지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반독점 심사 완화를 시사한다면, CSX-BNSF 결합과 같은 ‘제2, 제3의 초대형 딜’이 줄줄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규제 장벽이 유지될 경우, 톰스 캐피털의 전략은 배당 확대 또는 사업부 분할 요구 등 대체 전술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결국 CSX 주가의 단기 변동성을 넘어, 미 전역 공급망 효율성과 화물 운임 체계에 미칠 파급력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