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스, 2분기 순이익 23% 감소…유가·가스 가격 하락 여파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가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 생산량 증가와 전력 판매 확대 효과를 상쇄한 결과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의 4~6월 조정 순이익은 $3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47억 달러, 직전 분기 42억 달러에서 각각 감소한 수치다. 같은 시각 파리 증시에서 주가는 1.4% 하락한 52.59유로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20% 내려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가 4월부터 하루 217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완화하면서 공급이 늘어난 탓이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 역시 하루 전 2분기 순이익이 13% 감소했다고 밝히며 유가 하락의 영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재무 건전성 우려↑ — 순부채 89% 급증

토탈에너지스의 순부채는 전년 대비 89% 증가한 259억 달러로 급증했고, 차입 레버리지 비율(gearing)리스 부채 포함 22.6%까지 치솟았다. 회사는 2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에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2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3분기로 연장했다. 캐나다 RBC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 비라지 보르카타리아는 “밸런스시트(재무상태표)를 통해 무한정 진행되는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사업 부문별 성적표

정제 및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회사가 공개한 정제 마진(Refining Margin)은 t당 35.3달러로 1년 전보다 21% 낮았다. 지난해 수요 위축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급락했던 마진이 올해 상반기 완만하게 회복됐으나, 여전히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회사는 유럽 하계 휴가철로 3분기 정제 마진이 t당 50달러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 LNG 부문 영업이익은 9.6% 줄었고, 직전 분기 대비로는 20% 감소했다. 가격 하락과 변동성 둔화로 트레이딩 이익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가격 변동성(volatility)이 줄면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설명과 함께 회사는 시장 환경이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말했다.

통합 전력 부문은 예상을 웃돌며 14% 증가한 5억 7,4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재생에너지·전력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투자 동향과 향후 전망

회사는 3분기 석유·가스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가스전 확장 및 해양유전 신규 투입이 배경이다. 또한 고정비 절감,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변동이 실적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Refining Margin·Gearing 용어 설명
정제 마진(Refining Margin)은 원유를 휘발유·디젤 등 석유제품으로 전환할 때 얻는 가공 수익률을 의미한다. 마진이 높을수록 같은 양의 원유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Gearing은 총차입금 대비 자기자본 비율, 즉 재무 레버리지를 가리킨다. 비율이 높으면 부채 의존도가 크다는 뜻이다.


산업·시장적 시사점

올해 상반기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글로벌 메이저의 실적 변별력이 생산 확대보다는 비용 효율, 친환경·전력 사업 포트폴리오에 더 좌우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토탈에너지스도 전력·재생에너지 쪽에서 유의미한 수익을 확보하며 전통 유·가스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그러나 순부채 급증, 자사주 매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향후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저평가 여부는 유가 반등, OPEC+ 정책, 유럽 경기 회복 속도 등 외생 변수에 크게 의존한다. 투자자들은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재무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경영진이 어떤 균형점을 찾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국 단기적 실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제 마진 회복과 LNG 트레이딩 수익 반등이 필수다. 동시에 장기 성장을 위한 전력·재생에너지 투자를 지속해 구조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