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홀딩스(홍콩증권거래소 종목코드: 0700)가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주가가 다시 한 번 급등했다. 이번 상승으로 주가는 2021년 4월 이후 4년여 만의 최고가를 새로 썼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 주가는 전날 실적 발표 직후 4.9%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장중 한때 2.4% 추가 상승하며 랠리를 이어갔다. 시간 기준으로는 오전 10시 15분께 400홍콩달러 선을 잠시 넘기기도 했다.
■ 실적 주요 지표
텐센트는 6월 30일 기준 2분기(3개월) 매출을 1,845억 위안(약 257억2,000만 달러)로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컨센서스인 1,785억 위안을 60억 위안가량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 역시 55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치(523억 위안)를 상회했다.
국내 게임 부문 매출은 404억 위안(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을 기록했다. 신작 출시 효과와 사용자 체류 시간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매출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져, 국제 게임 매출은 188억 위안으로 35% 뛰었다.
“광고 부문에서도 새로운 AI 기반 타기팅을 앞세워 20% 성장한 358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AI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가 중국 내외 브랜드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CapEx(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191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투자 자금 대부분을 자체 AI 대규모 언어 모델인 ‘혼원 터보 S(Hunyuan Turbo S)’ 연구·개발에 투입했으며,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챗GPT 형태의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 낯선 용어 해설
LSEG는 2021년 레피니티브(Refinitiv)를 인수해 금융 데이터·분석을 제공하는 영국계 그룹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톰슨 로이터 데이터’를 제공하던 과거 브랜드가 익숙할 수 있다.
■ 시장 반응과 전망
중국 빅테크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텐센트의 실적·주가가 동반 개선되자 기관투자가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광고·게임·AI 삼각축이 당분간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 내 소비 둔화와 글로벌 경기 변수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발표 직후 매수세가 몰린 것은 과거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살아났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24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초반에 그쳐, 미국 빅테크 평균 PER(30배 중반)과 비교해 할인 폭이 크다는 것이다.
■ 기자 시각
텐센트가 보여준 이익률 개선과 현금흐름 확대는 중국 플랫폼 기업 전반의 투심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콘텐츠 규제 기조와 해외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양날의 검’이 될 소지도 있다. 특히 생성형 AI 경쟁에서는 미국·한국·일본 선두권 기업들과 달리, 완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기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정책적 장벽이 적지 않다.
향후 투자자들은 AI 모델 상용화 일정, 신규 게임 라인업, 광고 단가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미·중 관계 변화가 자사 해외 매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