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텐센트(Tencent)가 2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주력 게임 라인업과 공격적인 인공지능(AI) 투자가 실적을 견인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4~6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845억 위안(약 257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컨센서스인 1,785억 위안을 약 3.4% 상회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게임 부문이 여전히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 국내 게임 매출은 17% 증가한 404억 위안, 해외 게임 매출은 35% 급증한 188억 위안을 기록했다. 주력 타이틀인 ‘왕자영요(Honor of Kings)’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Dungeon & Fighter Mobile)’이 e스포츠·모바일 게임 시장 확대와 맞물려 호실적을 견인했다.
AI 접목이 만든 광고·플랫폼 시너지
광고·마케팅(“Marketing Services”) 매출 역시 20% 증가한 358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텐센트 측은 “AI 기반 타게팅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광고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 메신저 ‘WeChat(웨이신)’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0억 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AI 추천 시스템이 이용자별 광고 노출 빈도와 클릭률을 동시에 개선했다
고 강조했다.
영업이익률 제고도 눈에 띈다. 2분기 순이익은 556억 위안으로, 시장 예상치(523억 위안)를 무난히 웃돌았다. 고수익 게임·광고 비중 확대가 원가 구조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훈위안(Hunyuan)’과 ‘Yuanbao’로 본 AI 전략
텐센트는 지난 2년간 AI 투자를 큰 폭으로 늘렸다. 2024년 연간 총 자본 지출(CapEx)은 768억 위안이었으며, 2025년에는 매출 대비 ‘저(低) 10%대’ 수준까지 상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2분기 CapEx만 19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회사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 ‘훈위안(Hunyuan)’을 개발해 2월 최신 버전 ‘Turbo S’를 공개했다. 동시에 외부 모델도 과감히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딥식(DeepSeek) 기술을 WeChat·QQ·클라우드 등 전사 플랫폼에 통합해 ‘AI 생태계’의 외연을 확장 중이다.
이러한 개방형 전략의 결실이 AI 어시스턴트 ‘Yuanbao(위안바오)’다. 딥식 엔진을 접목한 뒤 올해 3월 초 중국 앱스토어(iOS) 무료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자사·경쟁사 AI 앱을 모두 제쳤다. 텐센트는 “플랫폼 트래픽과 외부 모델 역량이 결합해 빠른 ‘네트워크 효과’를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전망·의미 — 빅테크 경쟁 구도 속 텐센트의 전략적 함의
텐센트는 ‘콘텐츠(게임)·플랫폼(WeChat)·AI’ 삼각 편대를 앞세워 내수 침체 우려에도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특히 게임 부문은 판호(중국 게임 서비스 허가) 규제 완화, 모바일 e스포츠 리그 확장 등 구조적 모멘텀을 갖췄다. 광고 역시 AI 기반 ‘고정밀 타게팅’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대규모 AI 투자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자본 회수 기간을 늘릴 수 있다. CapEx 비중이 두 자릿수로 올라가는 만큼, AI 서비스의 유료화·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전환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요 용어 해설
- LSEG 데이터 :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정보·컨센서스 데이터베이스다.
- LLM(초거대 언어모델) :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해 능력을 갖춘 AI 모델을 의미한다.
- CapEx : 설비·인프라·R&D 등에 투입되는 자본 지출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지표다.
향후 텐센트가 AI와 게임의 융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사의 플랫폼 파워가 견고한 만큼, AI 서비스 상용화 단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