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검찰총장, 초대형 산불 연루 전력회사들에 대해 민사조사 착수

켄 팩스턴 텍사스 주 검찰총장(Ken Paxton)이 초대형 산불 ‘스모크하우스 크리크(Smokehouse Creek)’, ‘윈디 듀스(Windy Deuce)’와 연관된 전력회사들을 상대로 민사조사에 착수했다.

2025년 8월 15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팩스턴 검찰총장은 Xcel Energy, Osmose Utilities Services, Southwestern Public Services 등 3개 기업에 ‘CIVIL INVESTIGATIVE DEMAND’(민사조사요구서)를 발부하고, 산불 발생과 관련된 문서 제출을 명령했다.

검찰총장실은 이번 조사를 통해 “텍사스 주법 위반 여부를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 대상 기업 중 Xcel Energy(NASDAQ 티커 XEL)의 주가는 보도 시각인 이날 정오 무렵 전일 대비 1.6% 하락한 71.27달러를 기록했다.

배경 및 쟁점
지난해 Xcel Energy는 자사 설비가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화재의 발화 원인일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해당 산불은 <텍사스 역사상 기록된 최대 규모>로, 수십 채의 가옥과 광활한 목축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송전선 관리·점검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불씨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켄 팩스턴 검찰총장은 성명에서 “

일부 전력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라는 급진적 목표(radical goals)를 추구하느라 핵심 인프라 유지보수와 공공안전을 희생했을 가능성은 용납할 수 없다

”고 비판했다.

ESG·DEI 용어 설명*1
ESG는 기업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까지 고려해 경영하자는 글로벌 지침이다. DEI는 조직 운영에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확보하자는 개념이다.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해당 프레임워크가 ‘과도한 규범’으로 작용해 본업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법적 쟁점과 업계 영향
미국 서부·남부 지역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화가 심화되면서 전력회사 설비에서 시작된 산불이 빈번해지고 있다. 2018년 캘리포니아 ‘캠프 파이어(Camp Fire)’의 경우 PG&E가 30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부담했고,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번 텍사스 사건 역시 유사한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Xcel Energy는 미네소타주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전력기업으로, 콜로라도·뉴멕시코·텍사스 등에 발전 및 송전망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들은 향후 분기보고서(Form 10-Q)에서 화재 관련 충당금 및 보험 커버리지가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소송 리스크가 당분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텍사스 정치·규제 환경
공화당 소속 켄 팩스턴 검찰총장은 친(親)화석연료 정책 기조를 공개적으로 표방해 왔다. 그동안 ‘반(反) ESG’ 규제 법안을 적극 지지하며 월가 대형 자산운용사와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다. 이번 조사 역시 ‘기업의 ESG·DEI 경영’이 산불 안전관리 의무를 훼손했는지 여부를 핵심 프레임으로 설정, 보수층 결집을 노린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① 조사 결과 중대한 과실이 적발될 경우 막대한 민사벌금·형사 기소로 이어질 수 있고, ② 규제가 강화돼 배전·송전 설비 교체 비용이 급증할 수 있으며, ③ 주정부·카운티 차원의 집단소송(class action)이 줄줄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기업 측은 “철저한 내부 조사와 설비 보강 계획”을 내세우며 사태 진화에 나설 전망이다.

투자 관점(Editorial Insight)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장기 관점에서는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전력섹터 전반이 노후 설비 교체 국면에 들어선 만큼, 규제가 ‘투자 촉진형’ 인센티브로 전환될 경우 역설적으로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 용어 부연: ESG·DEI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보편화된 경영 패러다임이지만, 텍사스·플로리다 등 보수 성향 주(州)에서는 정치·문화적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