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인스트루먼트 실적 경고에 반도체주 약세…S&P 500·나스닥 소폭 하락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22일(현지시간) 오전장에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0.02%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4%, 나스닥 100 지수는 0.18% 각각 밀렸다. 선물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이 0.01%, E-미니 나스닥 선물이 0.16% 떨어졌다.

2025년 10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이 시장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다. 특히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가 4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7% 넘게 급락했고,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아날로그디바이스(ADI)·엔엑스피반도체(NXPI) 등 동종업체들이 줄줄이 낙폭을 확대했다.

다른 종목별 실적은 엇갈렸다.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을 만드는 인튜이티브서지컬(ISRG)은 연간 수술 증가율 전망을 상향 조정한 덕분에 16% 급등했다. 캐피털원파이낸셜(COF)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해 3% 이상 올랐다. 반면 넷플릭스(NFLX)는 3분기 EPS가 컨센서스를 밑돌며 7% 이상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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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의 10월 17일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0.3% 감소했다. 구매자용 모기지 지수는 5.2% 줄었고, 재융자 지수는 4.0% 늘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 모기지 금리는 전주 대비 5bp 내린 6.37%를 기록했다.

무역 협상도 시장의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없다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계기 회동을 앞두고 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고용보고서와 최근 3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연기됐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연기됐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최대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기업 이익 기대치는 주가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지수 편입 기업 중 85%가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해 2021년 이후 최고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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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가자들은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해외 증시도 동조화 양상을 띠었다.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0.19%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7%,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02%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0.8bp 상승한 3.963%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공급 부담이 작용했다. 반면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69%까지 내려 6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4.0%)를 하회했다. 근원 CPI 상승률도 3.5%로 예상(3.7%)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BOE)의 추가 긴축 압력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한편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2%로 반영 중이다.


📉 종목별 변동성 현황

넷플릭스는 EPS 실망으로 S&P 500 지수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매출 가이던스를 낮추자 반도체 업종 전반이 급락했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와 아날로그디바이스는 각각 4%, 3% 이상 미끄러졌고, 인텔·퀄컴도 1% 넘게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2% 넘게 떨어지면서 코인베이스(COIN), 라이엇플랫폼스(RIOT)가상자산 관련주 역시 1% 이상 내렸다.

AST 스페이스모바일(ASTS)은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 뒤 9% 급락했다. 맨해튼어소시에이츠(MANH), 마텔(MAT) 등도 실적 부진으로 각각 6%, 5% 이상 하락했다.

반면 인튜이티브서지컬16% 급등하며 나스닥 100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페가시스템즈(PEGA)는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로, 앰페놀(APH)은 높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로 각각 15%, 8% 상승했다. 힐튼월드와이드(HLT)버티브홀딩스(VRT)도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4%·2%대 오름세를 보였다.

상장사 실적 발표 일정10월 22일
알코아, AT&T, IBM, 테슬라 등 대형주들이 줄줄이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 용어 해설 및 전문가 시각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액 계약으로, 본지수 대비 계약 규모가 1/5 수준이라 개인투자자가 활용하기 좋다. 또한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보수적 가이던스가 촉발했지만, 4분기 계절적 수요 약세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매도세가 과도하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시장 전략가는 “실적 호조 기업과 부진 기업 간 주가 괴리가 심화하는 양극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종목 선별’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