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의 강자 테슬라(Tesla Inc.)가 24일(현지시간) 예정된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자와 팬, 분석가들은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정치적 행보부터 로보택시 사업, 신형·저가 모델 개발, 주력 모델 Y의 리프레시 효과, 규제 크레딧 판매 축소 가능성까지 다섯 가지 핵심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번 분기 매출이 11.2%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분기 매출 하락으로, 공격적인 할인 정책과 낮은 금융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차량 인도가 감소한 결과다.
테슬라는 2분기에 총 38만4,122대를 출고해 전년 대비 13.5% 줄었다. 특히 모델 3·Y라는 볼륨 모델이 동반 부진해 회사의 성장 궤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다섯 가지 쟁점을 항목별로 정리한다.
1) 머스크의 정치 참여가 경영 집중도를 떨어뜨릴까?
머스크는 이달 초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세금·재정 법안 갈등 이후 나온 행보로, 월가에서는 ‘CEO 리스크’가 재부상했다. 머스크는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했으나,
“현재는 일주일 내내 근무하며, 아이들이 없을 때는 사무실에서 잠을 잔다”
고 말하며 업무 집중도를 강조했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 내 경쟁 격화, 로봇·AI로의 사업 전환 등 복합 과제를 고려할 때 그의 정치적 행보가 주주 가치에 부정적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2) 로보택시 서비스 확장 속도는?
지난달 텍사스 오스틴에서 모델 Y 약 12대를 투입해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안전요원이 동승하고, 운행 구간도 제한적이지만 열성 팬들은 “중요한 첫발”이라며 환호했다. 머스크는 “한두 달 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은 7월 “테슬라가 아직 무인 주행 테스트·상업 운영에 필요한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규제 장벽과 기술 완성도 미비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확장 일정이 지연될 경우, 자율주행과 로봇택시를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해온 회사의 중장기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3) ‘더 저렴한 테슬라’는 언제 나올까?
머스크는 지난 4월 ‘로보택시 집중’을 이유로 차세대 저가형 EV 플랫폼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6월 말까지 ‘합리적 가격의 첫 신모델’을 생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리서치 업체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8개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2025년 해당 저가형 모델 예상 인도량은 연초 6만3,500대에서 5만 대 미만으로 하향 조정됐다. 로보택시 사업 변화로 생기는 공백을 메울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전기차 가격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중국 BYD, 상하이 GM-우링, 현대기아, 폭스바겐 등이 3만 달러 이하 모델을 출시 혹은 준비하고 있어, 테슬라가 가격·제품 라인업 재편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시장점유율 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다.
4) 모델 Y 부분변경이 판매 회복을 견인할까?
올해 초 테슬라는 전·후면 라이트바, 후석 전용 터치스크린 등을 적용한 모델 Y 리프레시를 선보였다. 생산 일시 중단(1월)으로 설비를 재구축했으나, 2분기 모델 Y·3 인도량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디자인·편의 기능 개선만으론 수요 반등이 어렵다”고 분석한다. 머스크가 실적 발표에서 ‘리프레시 효과’와 향후 추가 업그레이드·가격 전략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특히 SUV·크로스오버 시장이 EV 전환 속도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모델 Y의 경쟁력은 테슬라 실적에 직결된다. 만일 리프레시가 수요 회복에 실패한다면, 회사는 추가 할인이나 파이낸싱 혜택을 확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5) 규제 크레딧 매출 고갈 시점은 언제?
테슬라는 2024년 2억8,000만 달러 상당의 규제 크레딧(regulatory credits) 판매로 이익을 방어했다. 이는 전통 완성차 업체가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테슬라로부터 구매한 ‘탄소 배출권’이다. 만일 이 수입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올 1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미국·유럽의 배출 규제 변화로,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전동화를 가속하며 크레딧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6년을 전후해 ‘치킨게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가 규제 크레딧이라는 ‘숨은 이익 엔진’에 대한 구체적 가이던스를 제공할지, 그리고 수익 다변화 전략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관심사다.
용어 설명: 규제 크레딧은 일종의 ‘환경 화폐’다. 규제당국은 자동차 제조사별 평균 배출 한도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한 업체는 미달 업체에서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테슬라는 100% 전기차만 생산하기 때문에 초과 크레딧을 보유, 이를 판매해 왔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단기 실적보다 장기 전략”을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로봇공학·에너지저장으로의 사업 다각화가 가시화될 경우, 단기 실적 부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적 리스크와 경쟁 심화가 겹쳐 밸류에이션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1) 로보택시 사업 로드맵, (2) 저가형 모델 출시 일정, (3) 규제 크레딧 대체 수익원, (4) 중국 시장 전략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머스크가 구체적인 숫자와 일정을 제시한다면, 주가 변동성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모호한 답변이 이어질 경우, 추가 조정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다층적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는 가운데, 24일 공개될 테슬라의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은 머스크의 ‘비전’과 ‘실행력’을 동시에 시험대에 올려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