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치열해진 경쟁 속 유럽 시장점유율 6개월 연속 하락

■ 유럽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의 연속 하락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Inc.)가 유럽 시장에서 여섯 달 연속으로 점유율을 잃었다. 업계 전반의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글로벌 전기차 리더가 직면한 구조적 도전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2025년 7월 2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발표한 6월 신규 등록 통계에서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2.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3.4%에서 하락한 수치로, −0.6%p 감소폭이 확인된다.

동시에 테슬라의 6월 신규 차량 등록 대수는 34,781대로, 1년 전 대비 22.9% 급감했다.

“우리는 테슬라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본다. 영국처럼 판매가 회복된 국가에서도 성장 속도가 전체 전기차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 벤 넬름스, New AutoMotive 설립자

테슬라 로고


◆ 유럽 4대 완성차 그룹 모두 판매 감소
테슬라뿐 아니라 유럽 주요 업체들도 6월 판매가 부진했다. 폭스바겐(VW)과 스텔란티스(Jeep·Peugeot 등 보유)는 각각 −6.1%, −12.3%의 전년 대비 감소율을 기록했다. 르노와 현대차도 동기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ACEA는 6월 EU·영국·EFTA 전체 신차 등록 대수가 124만 대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고 밝혔다.

ACEA(Association des Constructeurs Européens d’Automobiles)는 유럽 전역 30여 개 완성차 회사를 대변하는 로비 단체다. 기업 및 정책 당국에 실시간 판매·등록 데이터를 제공, 업계의 사실상 표준 자료로 인정받는다.

◆ ‘중국발 도전’이 현실로
시장조사업체 JATO 다이내믹스가 7월 23일 공개한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점유율은 5.1%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뛰었다. BYD, 리오토(Leapmotor), 샤오펑(Xpeng) 등이 주도했고, 이는 한국·독일 전통 강자 및 테슬라 점유율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JATO의 글로벌 애널리스트 펠리페 무뇨스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업그레이드된 테슬라 모델 Y가 예상했던 판매 반등을 제공하지 못했다. 동시에 BYD와 폭스바겐그룹의 공세가 겹치며 테슬라의 리더십 유지가 더욱 어려워졌다.”

전기차 충전소


◆ 테슬라, 미국에서도 도전 과제 산적
이번 유럽 부진은 북미 시장의 변동성까지 겹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이중 부담을 주고 있다. 머스크는 7월 23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 몇 분기 정도는 거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25% 수입관세연방 전기차 세금공제 만료가 예고돼 실적을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

벤 넬름스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규제 크레딧(탄소배출권) 판매 감소로 테슬라는 상당한 역풍에 직면했다”며 “기업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거대 전기차 시장에서 틈새 브랜드(niche brand)로 전락할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기술 혁신이야말로 테슬라의 유일한 탈출구”라고 덧붙였다.


◆ 시장점유율 하락의 세 가지 구조적 원인

첫째, 가격 경쟁력 약화다. 중국산 전기차는 동일 세그먼트 기준 최대 20%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둘째, 브랜드 이미지 리스크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접성은 환경·사회적 가치(ESG)를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에게 부정적 반응을 촉발했다. 셋째, 유럽 정책 변화다. 각국 정부가 자국 브랜드 또는 배터리 공급망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산 전기차의 상대적 매력이 감소했다.

◆ 용어 해설
규제 크레딧(Regulatory Credits)은 환경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업체가 친환경 차량을 많이 판매한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일종의 탄소배출권이다. 테슬라는 과거 이 부문에서 큰 수익을 얻었으나, 경쟁사들의 전동화 속도 가속으로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다.


◆ 기자 전망: “혁신이냐, 틈새냐” 기로에 선 테슬라
전문가 대다수는 테슬라가 단기간 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점유율 방어에 실패하면 수익성 악화로 R&D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테슬라가 다시금 도약하려면 (1) 가격 경쟁력 확보, (2)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3) 지역 맞춤형 생산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럽 6개월 연속 점유율 하락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닌, 글로벌 전기차 산업 주도권이 다극 체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기차 도입 초기에 보였던 ‘테슬라 독주’는 끝났고, 이제는 중국·유럽·한국 등 다수 플레이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 본 기사는 원문인 CNBC 기사(발행일 2025년 7월 24일)를 토대로 전문 번역·재구성했으며, 기사 내 의견은 기자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