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 고속도로 ADAS 평가서 BYD·화웨이·샤오미 제쳐

테슬라(NASDAQ:TSLA)가 중국 국영방송사 CCTV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자동차 부문 Dcar가 공동 실시한 고속도로 레벨2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현지 경쟁사들을 앞섰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20개 이상의 전기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위험 사고 가능성이 높은 6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해 진행됐다.

CCTVDcar는 고속도로·도심 환경에서 차선 변경, 급가속·급제동, 인접 차선 차량 진입 등 실제 사고 빈도가 높은 상황을 재현했고, 테스트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모델 X는 6개 시나리오 중 5개를 통과해 36개 모델 가운데 최고 성적을 거뒀다. 반면, BYD(SZ:002594)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 Z9GT와 화웨이가 지원하는 Aito M9는 3개 항목에서 실패했다. 샤오미(OTC:XIACF) SU7은 1개만 통과했다.

화웨이 주도 자동차 연합 HIMA는 25일 웨이보를 통해 “소위 테스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BYD와 샤오미는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에 “데이터 수출 규제로 인해 현지 학습 데이터가 없음에도 테슬라가 중국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학습을 허용하지 않는 반면, 테슬라는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 상하이에 저장된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할 승인을 중국 규제 당국에 요청 중”이라고 ‘딜레마’를 언급해 왔다.

왕야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부총공정사는 최근 상하이 자동차 포럼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자율주행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샤오미 CEO 레이쥔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출고된 테슬라 모델 Y가 약 30분 거리의 차주에게 자율 주행 방식으로 스스로 이동한 사례를 언급하며 “업계 트렌드를 이끄는 테슬라로부터 계속 배울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 우려와 규제 강화

중국에서는 지난 3월 샤오미 SU7 관련 고속도로 사고로 3명이 숨지면서 ADAS 안전성 논란이 커졌다. 이후 당국은 ‘스마트 주행’·‘자율 주행’ 등의 과장 표현을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공안부는 이번 주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기술에 대해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운전자 주의가 산만해진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법적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샤오미는 사고 이후 4월 소비자 반발로 신규 전기차 주문이 급감했으나, 지난달 출시한 신형 전기 SUV가 초기 주문 호조를 보이며 단기간에 충격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6월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해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는 저가 신모델을 잇따라 선보인 현지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격·기술 경쟁 구도

테슬라의 ADAS 패키지(풀 셀프 드라이브·FSD)는 중국에서 약 9,000달러(약 7.16만 위안)에 판매되지만, BYD·샤오미 등 대부분의 중국 브랜드는 유사 기능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해 미국 업체의 수익 모델에 압박을 주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테슬라는 오직 카메라 기반 비전 시스템인공지능으로 환경을 인식하는 ‘비전 온리’ 전략을 취하지만, BYD·화웨이 등은 라이다(Lidar)를 추가 장착해 정확도를 높이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대상까지의 거리·형상을 3차원으로 계측한다. 카메라가 빛·색 정보를, 라이다가 거리 정보를 제공해 ADAS 성능을 보완하는 구조다.

반면, 레벨2 ADAS는 가속·제동·조향을 차량이 일부 수행하지만, 운전자가 항상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단계다. 완전자율주행(Level 4~5)과는 달리, 법·제도적으로 운전자 책임이 크게 남아 있다.

환율 기준(1달러 = 7.1624위안)으로 계산할 때, 테슬라 FSD 가격은 현지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지만, 이번 평가 결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비싼 값을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과제

전문가들은 데이터 이전 이슈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테슬라가 중국에서 확보한 주행 데이터를 본사 알고리즘 개선에 활용하지 못해 중장기 경쟁력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막대한 내수 데이터로 학습을 늘리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테스트 결과는 기술 우위를 과시한 테슬라에게 단기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가격 경쟁규제 리스크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ADAS 관련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데이터 보안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모든 업체가 기술 고도화와 비용 절감, 규정 준수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복합 환경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는 중국 소비자들의 안전 인식 제고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자율주행 업계의 경쟁 구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