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발 —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Tesla Inc.)가 중국 시장에서 모델3(Model 3) 후륜구동(Long Range RWD) 버전의 판매가를 3.7% 낮춰 25만9,500위안(약 3만6,279달러)로 조정했다. 해당 내용은 1일 테슬라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 업데이트되면서 즉시 확인됐다.
2025년 9월 1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하는 테슬라가 최근 수개월간 이어온 공격적인 가격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할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 내 전기차(EV) 경쟁 심화와 소비자 수요 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 ‘롱레인지(Longest-Range) 모델3 후륜구동’을 출시하며 “동급 최고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내세운 바 있다. 이번 할인은 해당 신형 모델이 시장에 선보인 지 불과 한 달 만에 단행됐다.
환율 기준으로 $1 = 7.1529 위안이 적용됐으며, 달러 환산 가격은 단순 환율 계산에 따른 수치다. 실제 구매 시 적용되는 금융·세제 조건에 따라 소비자 체감가는 달라질 수 있다.
◇ 후륜구동(RWD)·롱레인지란 무엇인가
RWD는 ‘Rear Wheel Drive’의 약자로, 차량 동력을 후륜에 전달하는 구동 방식을 의미한다. 전륜구동 대비 가속 응답성이 뛰어나고, 스티어링과 구동을 분리해 코너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롱레인지는 배터리 용량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극대화한 사양을 가리킨다. 중국 소비자들은 심야·장거리 여행 수요가 커 배터리 효율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롱레인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토종 완성차 업체 BYD, 샤오펑(Xpeng), 리오토(Li Auto) 등이 잇따라 신형 모델과 다양한 보조금 혜택을 내놓으면서 테슬라의 ‘프리미엄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BYD는 중·저가 세그먼트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중이다.
◇ 업계·시장 전망
시장조사업체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인하는 단기적으로 점유율 방어에 도움이 되겠지만, 가격 중심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상당수 글로벌 부품사들도 “원재료 가격 하락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 할인은 마진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확고한 브랜드 파워와 자체 전기차 생태계(슈퍼차저 네트워크, OTA 업데이트 등)가 가격 방어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방 보조금, 번호판 발급 혜택, 충전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저가형·국산 브랜드’와 ‘테슬라·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주행거리·충전속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자의 시각
테슬라가 단행한 3.7% 가격 인하는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심리적 ‘25만 위안대’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판촉 차원을 넘어, 중국 시장 특유의 가격 탄력성 및 소비자 변심 속도를 반영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고 본다. 동시에 이는 테슬라가 자랑하는 고도화된 공급망 및 제조 효율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향후 경쟁사들의 맞불 할인 여부가 주목되며,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가격 경쟁은 산업 전반의 연구·개발 투자를 위축시키고, 생태계 내 부품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별로 ‘가격·브랜드·기술’ 세 축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테슬라가 이번 인하 이후에도 서비스 품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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