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로이터) — 테슬라 주주들은 목요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최대 8,780억 달러를 지급할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임원 보수 패키지로, 기존 사례와 비교해도 압도적 규모로 평가된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표결은 단순히 보수안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사회 권한 배분과 회사 지배구조의 재설계, 나아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야심과 관련해 머스크가 설립한 xAI에 대한 회사 차원의 투자 여부까지, 테슬라의 중장기 진로를 바꿀 잠재력이 있는 여러 의제가 동시에 상정됐다.
보수안 표결 결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목요일 오후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에 따라 테슬라의 경영·전략 노선과 시장의 신뢰도 또한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수안이 통과될 경우, 이는 머스크의 리더십과 그의 AI·로보틱스 중심 변신 구상에 대한 신뢰 표명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부결된다면, 경영 안정성과 전략 추진 동력에 혼선이 발생하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거버넌스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에 최대 8,780억 달러 보수안
이번에 제시된 머스크 보수 패키지는 테슬라가 일정한 이익 및 운영 성과를 달성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향후 10년간 2,000만 대의 차량을 인도하고, 도로 위에서 운영되는 100만 대의 로보택시를 확보하는 등의 목표가 포함돼 있다. 동시에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단계적으로 상승해야 하며, 현재 1조 5천억 달러를 상회하는 기업가치가 2조 달러에서 출발해 최대 8조 5천억 달러 구간을 순차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통과 가능성은 높은 편으로 관측된다. 머스크는 약 15%에 달하는 자신의 지분으로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델라웨어 법인 시절에는 보수 관련 의안에 대해 자신의 지분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현재 테슬라는 법인 등기지를 텍사스로 이전한 상태다. 보수안 지지자들은 이번 목표가 극도로 도전적이지만, 달성 시 투자자들이 그 과실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포함한 일부 대형 투자자들과 프록시 자문사(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이번 보수안이 과도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과거, 해당 보수안이 부결될 경우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머스크의 이전 보수 패키지는 현재 델라웨어 법원에서 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만약 법원이 구(舊) 보수안을 최종적으로 무효화할 경우, 머스크에게 이를 대체할 대체 패키지를 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별도 제안도 함께 표결에 부쳐진다.
xAI 투자 여부
주주들은 또한 테슬라가 머스크의 인공지능 신생기업 xAI에 투자할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한다.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테슬라가 해당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 계획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번 연계가 테슬라의 AI 역량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 아니면 머스크가 이끄는 여러 기업 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잠재적 이해상충을 심화시킬지를 두고 판단해야 한다.
초다수결(supermajority) 폐지
이번 주총 안건에는 테슬라의 초다수결 요건을 폐지하고, 이를 단순 과반수 기준으로 대체하자는 제안도 포함돼 있다. 테슬라는 2019년, 2021년, 2022년에 해당 요건을 없애기 위한 구속력 있는 제안을 올렸지만, 모두 발행주식 기준 3분의 2라는 높은 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의결 문턱을 낮출 경우 머스크의 회사 내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번 표결 결과는 주주들이 테슬라의 기업지배구조를 어느 정도까지 재편할 의향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정치적 중립성(policy) 도입
주주들은 테슬라가 공식적인 정치적 중립성 정책을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주주제안에도 표를 던진다. 이 조치는 회사와 경영진이 정파적 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관련 감독 권한을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부여하도록 설계돼 있다.
테슬라 이사진은 기존 정책만으로도 적절한 공시와 책무성이 보장된다며 해당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 안건은 머스크의 공개적 발언과 태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서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평판 리스크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적극적 지지 성향을 보여 일부 자동차 소비자들을 멀어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용어 설명 및 맥락
• 초다수결(supermajority)용어: 특정 의안이 통과되기 위해 과반수보다 높은 수준의 찬성을 요구하는 의결 규칙을 뜻한다. 테슬라의 경우 과거 의결 정족수는 발행주식 3분의 2였다. 이러한 장치는 중요 사안의 졸속 결정을 방지하지만, 동시에 변화에 대한 높은 저항으로 작동해 개혁을 지연시킬 수 있다.
• 프록시 자문사(proxy advisors)용어: 기관투자자 등 주주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자문하는 전문기관이다. 이들은 보수, 지배구조, 환경·사회 이슈 등 다양한 의안을 분석해 권고 의견을 제시한다.
• 로보택시(robotaxi)용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칭한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목표는 회사의 AI·소프트웨어 역량과 직결되며, 상업 운영까지 가기 위해서는 기술 성숙도, 규제 인허가, 안전성 입증 등 복합 과제가 수반된다.
• 숫자 단위참고: billion은 10억, trillion은 1조를 의미한다. 기사에 제시된 878 billion 달러는 8780억 달러를 뜻한다.
핵심 포인트: 이번 표결은 머스크 리더십에 대한 신뢰투표인 동시에, 테슬라가 AI·로보틱스 중심의 기업 정체성으로 얼마나 과감히 이동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다.
전문적 시각: 보수안이 가결되면 테슬라는 머스크 체제 아래에서 고위험·고보상형 성장 경로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규모 성과 연동 구조를 통해 주주 수익과 경영진 인센티브를 정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반면 부결 시에는 경영 연속성과 전략 실행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며, 보수·거버넌스 프레임을 둘러싼 재협상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 xAI 투자 및 초다수결 폐지 안건은 각각 기술 경쟁력 확보 vs. 이해상충 관리, 의사결정 효율성 vs. 견제 균형이라는 상충점을 내포한다. 결과적으로 주주들은 성장 속도와 통제 메커니즘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지에 대해 명확한 선호를 표출하게 된다.
정치적 중립성 제안은 기업의 브랜드·평판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거버넌스 수단으로 평가된다. CEO의 공적 발언이 시장 수요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이 확대된 환경에서, 해당 정책의 도입 여부는 향후 테슬라의 소비자 신뢰 및 기관투자자 수용성에 상징적 함의를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