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9,600만 주 규모의 신규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스톡옵션 중 하나로, 지급 사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8-K 공시를 통해 공개됐다.
2025년 8월 12일, 고뱅킹레이트(GOBankingRates)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스톡옵션은 향후 2년간 재직을 조건으로 단계적으로 베스팅(vesting·권리 확정)되며, 머스크가 CEO 또는 기타 ‘핵심 경영진’ 직위를 유지할 경우에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패키지는 머스크가 2018년에 받았던 대규모 옵션과는 별도다. 다만 2018년 보상안은 델라웨어 주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되었다가 현재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이번 9,600만 주가 실제로 머스크 손에 들어갈지 여부가 달라질 전망이다.
1. 신규 주식 보상의 금액적 규모
공시가 발표된 시점(2025년 8월 3일) 기준으로 9,600만 주의 가치는 약 290억 달러였다. 그러나 주가 변동으로 불과 열흘 만에 가치가 325억 달러까지 뛰었다. 2025년 8월 11일 테슬라 종가는 339.03달러였으며, 이 가격을 적용하면 전체 패키지 가치는 우리 돈으로 대략 43조 원을 넘어선다.
만일 일반 개인이 단숨에 325억 달러를 손에 넣는다면,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 세계 60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는 머스크 개인 순자산 4,185억 달러(2025년 8월 11일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단일 보상 패키지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2. 머스크 자산 구조와 테슬라 지분
자산 구조를 살펴보면 머스크의 부는 테슬라·스페이스X·xAI 등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그는 현재 테슬라 보통주 지분 약 12%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 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이 지분만으로도 1,200억 달러에 달한다.
2018년 옵션은 테슬라 추가 지분 9%로 환산됐으나, 델라웨어 법원의 무효 판결로 인해 포브스는 이를 50% 할인해 평가 중이다. 이번 9,600만 주가 예정대로 베스팅될 경우 머스크의 테슬라 총 지분율은 이론상 20% 안팎으로 상승하게 된다.
3. ‘베스팅’과 ‘옵션’이란 무엇인가?
일반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베스팅(vesting)은 일정 기간 근속·성과 조건이 충족돼야 주식이나 옵션의 권리가 확정되는 제도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테크 기업에서 경영진·핵심 인력의 장기적 동기부여를 위해 자주 사용된다.
스톡옵션(option)은 미리 정해진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을 때 옵션을 행사하면 차익이 발생한다. 머스크의 패키지는 ‘무상’으로 지급되는 보통주 형태라 주가가 오를수록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4. 주가 변동성과 머스크 재산 순위
2025년 1월 17일 테슬라 종가는 426.50달러였으며, 당시라면 9,600만 주의 가치는 무려 409억 달러였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약 25% 하락하면서 머스크의 세계 1위 부호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다만 1년 전 201달러였던 주가 대비로는 여전히 69% 상승해, 투자자에게 안정 이상의 초과 수익을 제공한 셈이다.
5. 테슬라에 드리운 사업·정치 리스크
테슬라 주가 하락 배경에는 정치적 논란과 사업 실적이 함께 작용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운 연방정부 효율화부(DOGE)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대규모 공무원 감축을 주도했다가, 여론 악화로 결국 사임했다. 해당 논란은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로 이어졌다.
또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와 테슬라는 자율주행 안전성 은폐 의혹으로 주주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했다. 특히 로보택시(Robotaxi) 사업과 관련된 증권 사기(securities fraud) 혐의가 제기되면서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6. 전문가 시각과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투자자에게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한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희석(Dilution)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CEO의 이해관계가 기업 가치 상승과 동일 선상에 놓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가 2년 내 로보택시 상용화·차세대 배터리 원가 절감에 성공한다면, 머스크의 주식 보상은 회사 가치 2조 달러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1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법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상존하는 만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본 패키지가 베스팅되는 2027년 무렵까지 머스크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7.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점
이번 사례는 일반 투자자에게 ‘주가 희석’과 ‘경영진 인센티브’의 관계를 재조명시킨다. 대규모 옵션·주식 지급은 발행 주식 수를 늘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으나, 동시에 경영진이 장기 성과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① 옵션 행사 가격, ② 베스팅 일정, ③ 경영진 재직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테슬라처럼 변동성이 큰 테크 종목에서는 경영진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향후 머스크의 법적 분쟁·정치적 행보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
8. 맺음말
결국 9,600만 주라는 천문학적 보상은 머스크 개인의 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테슬라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반영한다. 투자자와 업계 모두 머스크의 리더십·법적 쟁송·정치적 행보가 주가와 기업 가치에 어떤 변곡점을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1 시장조사업체 EV-리서치 2025년 8월 월간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