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안전성 논란 일었던 도어 핸들 전면 재설계 추진

테슬라(Tesla Inc.)가 전자식과 수동식으로 나뉘어 있던 도어 릴리스 메커니즘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도어 핸들을 전면 재설계한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의 수석 디자인 책임자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Franz von Holzhausen)은 이날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 팟캐스트에 출연해 “패닉 상황에서도 탑승자가 직관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전자식 버튼과 손잡이를 동일 위치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 차량은 일반적으로 외부에 전자식 도어 핸들, 실내에는 별도의 수동식 도어 레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이 2024년 3월 2021년형 모델 Y 약 17만4,000대에 대해 “전자식 핸들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비자 불만 12건을 근거로 예비 조사를 개시하면서, 해당 구조가 안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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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TSA는 미국 연방교통부(DOT) 산하 기관으로, 자동차·이륜차·버스 등 모든 도로 주행 차량의 결함 조사 및 리콜 권고를 담당하는 규제·감독 기관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제조사는 강제 리콜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이행해야 한다.


전자식 고장 시 어린이 탈출 난항

NHTSA는 조사 발표 당시 “차량 실내에 수동식 레버가 있더라도 어린이 승객이 위치를 찾거나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행 중 또는 충돌 직후 전원 시스템이 끊기면 전자식 핸들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어, 승객이 당황한 상태에서는 탈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8년 이후 테슬라 각종 모델의 도어 관련 문제로 140건 이상의 소비자 불만이 NHTSA에 접수됐다. 테슬라는 해당 사례에 대해 “모든 차량에는 대비책으로 수동식 릴리스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해명해 왔으나, 규제 당국은 “위치·조작 방식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소비자 지적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규제 리스크도 동시 대응

홀츠하우젠 책임자는 또 “중국 최고 규제기관이 완전히 매립된(fully concealed) 도어 핸들을 금지할 가능성을 사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구체적 지침을 파악하며 다양한 대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테슬라 최대 해외 시장이자 생산 거점(상하이 기가팩토리)으로, 향후 규제 변화가 모델 라인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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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2023년에도 미국에서 모델 S·모델 X 12만 대 이상을 문 잠금 장치가 충돌 시 풀릴 위험을 이유로 리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문락 로직을 수정해 사태를 진화했다.


전문가 시각: ‘사용자 경험’이 전동화 시대 안전의 핵심

자동차 공학 전문가들은 “완전자율주행으로 갈수록 물리적 버튼·레버의 중요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자 장치가 시스템 장애로 동작하지 않거나 배터리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탑승자가 본능적으로 잡아당길 수 있는 기계식 구조가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이 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테슬라의 손잡이 재설계는 ‘미니멀리즘’ 디자인 철학보다 고객 안전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전략 변화로도 해석된다. 도어 핸들이 뷰티샷(design clean surface) 가치보다 안전·편의성 우선으로 돌아서면, 전동화 차량 전반에 ‘리디자인 붐’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홀츠하우젠 책임자는 “우리는 최적의 사용자 경험(UX)과 규제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아내겠다”면서 “시장·규제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및 재설계 추진 결과는 향후 테슬라뿐 아니라, ‘플러시(Flush) 핸들’ 도입을 확대해 온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의 설계 지침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