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북미 서비스 총괄, 9년 만에 퇴사…경영진 이탈 이어져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에서 또 한 명의 핵심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약 9년간 북미 지역 서비스 조직을 이끈 피에로 랜돌피(Piero Landolfi) 이사가 사임하면서, 최근 몇 달 새 이어진 경영진 엑소더스(exodus)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랜돌피 이사는 자신의 링크트인(LinkedIn) 계정을 통해 퇴사 사실을 공식화했다. 그는 “테슬라의 ‘퍼스트 프린시플(First Principle) 사고’와 ‘무조건 해내는(Getting Stuff Done) 문화’ 덕분에 결정을 내리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랜돌피 이사는 북미 서비스 총괄로서 약 9년간 테슬라에서 근무하며 정비 네트워크 확장과 애프터서비스(AS) 역량 고도화를 담당해 왔다. 그는 퇴사 직후 AI 로보틱스 및 자율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 ‘님블(Nimble)’에 합류해 운영 담당 수석부사장(SVP of Operations)을 맡게 됐다고 프로필을 통해 알렸다.

“테슬라를 떠나는 일은 제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 판단했다.” — 피에로 랜돌피, 링크트인 게시글 중

이번 이탈은 북미 지역 최고 판매 책임자(Head of Sales)였던 트로이 존스(Troy Jones)가 15년 근무 끝에 지난 7월 떠난 데 이어 발생했다. 존스의 빈자리는 최근 로이터가 단독 보도한 라지 제간나탄(Raj Jegannathan) 수석 임원이 메우게 됐다. 제간나탄은 그간 테슬라 내 IT·데이터 총괄을 폭넓게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오메드 애프샤르(Omead Afshar) 전무가 북미·유럽 생산 및 판매 운영을 총괄하다 회사를 떠났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팀의 수장이었던 밀란 코박(Milan Kovac)도 지난 6월 사임했다. 배터리 총괄 바이니트 메타(Vineet Mehta)와 소프트웨어 총괄 데이비드 라우(David Lau) 역시 최근 회사를 떠난 인물로 꼽힌다.

테슬라의 실적 변동성도 임원진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올해 2분기 판매량이 1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히며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밑돌았다. 다만 차량 제조 마진은 시장이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양호했다.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 당시 “미국 정부가 전기차(EV) 보조금 정책을 줄이면서 2~3개 분기는 험난할 수 있다”며 “내년 말부터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본격적인 매출 파이프라인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스트 프린시플 사고란? 물리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분해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을 뜻한다. 머스크는 이 사고법을 경영·제품 개발에 광범위하게 적용해 왔으며, 임직원에게도 이를 강조해 왔다.

*기자 해설 : 테슬라는 급격한 수요 둔화격화되는 가격 경쟁에 직면해 있다. 서비스 부문은 직접적인 수익 창출원인 동시에 고객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서비스 인력과 네트워크 관리 경험이 풍부했던 랜돌피 이사의 퇴사는 단기적으로 정비 리드타임고객 경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그가 합류한 님블은 AI 로보틱스 기반 물류 자동화 스타트업으로, 전자상거래 물류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영입이 님블의 풀필먼트(fulfillment) 역량을 강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잇단 임원 교체와 조직 개편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수익원인 서비스·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 내다본다. 그러나 잦은 고위급 이탈이 조직 문화와 의사 결정 속도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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