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Tesla )가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에 대비해 내부 인사 가운데 후임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하면서 공개됐다. 회사 안팎에서 머스크의 리더십이 절대적이라고 평가받아 온 만큼, 잠재적 승계 작업이 공식 언급된 것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 10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재직 중 체결한 약 1조 달러(약 1,356조 원) 규모의 보수 패키지가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경우를 대비해 내부 CEO 후보군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사회의 의장을 인용해, 승계 시나리오가 실제로 논의 중이며 ‘머스크 없는 테슬라’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머스크의 초대형 보상안이다. 보수 패키지(pay package)는 경영진이 일정한 실적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되는 스톡옵션·보너스·현금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는 일종의 성과급 제도다. 2018년 체결된 이번 계약은 12개의 시가총액·매출·조정EBITDA 구간별 목표를 설정했고, 최종 달성 시 머스크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의 총 가치는 옵션 행사가격을 감안해 1조 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주주단과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과도한 인센티브는 경영진과 주주 간 이해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
고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미 여러 공적 연기금과 의결권 자문사들은 ‘반대’ 권고안을 내놓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11월 초 열릴 연례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승계 시나리오의 촉발 요인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스페이스X·뉴럴링크·트위터(現 X) 등 다양한 기업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경영 분산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이사회가 ‘플랜B’를 준비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올해 들어 자신의 SNS 플랫폼 X에서 “보수안이 부결될 경우 경영을 다시 고민해 볼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사회가 내부 후보군을 조기 탐색한 배경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사회가 거론한 구체적인 내부 후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파워트레인 담당 임원 드류 배글리노, 최고기술책임자(CTO) 비야 파텔, 이전에 생산라인 혁신을 주도한 토마스 브루사드 등이 잠재적 CEO 후보로 자주 언급돼 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이름 역시 공식 확인된 사실은 아니며, 이사회 안에서 여러 시나리오가 동시다발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리더십 공백 가능성과 시장 반응
머스크는 ‘비전 제시와 리스크 감수’라는 측면에서 테슬라의 각종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다. 그가 부재할 경우 자율주행 FSD(Full Self-Driving) 고도화, 에너지 저장 시스템, 로보택시 등 미래 신사업 로드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2023~2025년 사이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개인 행보—특히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및 매각—에 따라 급격한 변동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경영 공백 리스크를 최소화할 체계적 승계 플랜은 주주 안정성 강화의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증권가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질 경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에 최대 25%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이미 제조·배터리·AI 분야에서 내부 기술력을 축적했기 때문에, 시스템 경영 체계만 확립한다면 단기 충격 이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이렇듯 시장 내 평가는 긍정·부정 양론으로 갈린다.
블룸버그·인베스팅닷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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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로선 주주총회 결과가 향후 모든 시나리오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보수 패키지 재승인이 실패한다면, ① 머스크의 부분적 혹은 전면적 퇴진, ② 공동 CEO 체제 도입, ③ 임시 대표 선임 등 여러 방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반대로 승인에 성공하더라도 거버넌스 이슈는 지속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사내 조직문화가 ‘속도·혁신 중심’으로 유명하지만, 이제는 투명성·책임경영과 같은 전통적 기업 통치 체계를 병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향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로는 주주총회 의결 결과(11월 초 예정), 머스크 보유 지분 매각 여부, 그리고 내부 인사 이동·조직 개편 공시 등이 있다. 또한 테슬라의 중장기 매출·이익 가이던스가 변경될 경우, 현재의 ‘AI·로보틱스 성장 프리미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