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스 보도를 인용해,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도조(Dojo)’ 슈퍼컴퓨터 팀을 해체하도록 지시했으며, 팀장 피터 배넌(Peter Bannon)이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2025년 8월 7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도조 팀을 구성했던 인력 가운데 약 20명이 신생 AI 스타트업 ‘DensityAI’로 이적한 데 이어 남은 인력들도 자사 데이터센터·연산(컴퓨트) 부문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도조 슈퍼컴퓨터’는 테슬라 전기차(EV)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주행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고속 처리·학습해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FSD)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기 위해 설계됐다. 테슬라는 자체 디자인한 7nm AI 칩 ‘D1’을 수천 개 병렬 연결해 초당 수백 페타플롭스(PFLOPS)의 연산 성능을 목표로 해왔다.
“테슬라는 AI·로보틱스 중심 전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 핵심 컴퓨트 인프라를 NVIDIA·AMD·삼성전자 등 외부 파트너에 더욱 의존할 계획이다.” — 블룸버그 뉴스
로이터는 해당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으나, 테슬라 내부 구조조정과 경영진 이탈은 최근 1년간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로보틱스, 배터리 개발, 공공정책 부문 책임자들이 잇따라 퇴사해 핵심 인재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머스크 CEO는 올해 들어 테슬라, xAI, 그리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 간 AI 시너지 전략을 본격화했다. 3월에는 xAI가 약 330억 달러에 X를 인수해 챗봇 학습 기반을 강화했으며, 테슬라 차량에는 xAI의 생성형 AI 모델 ‘그록(Grok)’이 탑재됐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xAI 간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테슬라가 xAI에 투자하도록 주주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 파급 효과
도조 팀 해체는 테슬라가 ‘완전 내재화 전략’에서 ‘전략적 외주화’로 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고성능 GPU·가속기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 AMD와 협력을 강화하고, 삼성전자의 3nm GAA 공정을 통해 차세대 AI 칩을 위탁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 규모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칩은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로봇·데이터센터 등에 탑재될 예정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테슬라 판매 부진·로보택시 상용화 지연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인력 재배치는 구조조정과 수익성 강화를 병행 중인 테슬라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보택시 서비스,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 에너지 저장 사업 등 머스크가 공언한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막대한 AI 연산 자원이 필수적이지만,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외부 파트너 활용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용어·배경 설명
도조(Dojo) — 일본어로 ‘도장(道場)’을 의미하며, 테슬라가 2021년 AI 데이에서 공개한 자체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명이다. 전용 ‘D1’ 칩을 사용해 머신러닝 학습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xAI — 2023년 설립된 일론 머스크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대규모 언어모델 ‘Grok’을 개발해 X 플랫폼과 테슬라 차량에 통합 중이다.
PFLOPS — 초당 1,000조(1015) 회 부동소수점 연산을 의미하는 컴퓨팅 성능 단위다.
한편, 테슬라·엔비디아·AMD·삼성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