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가 태양광 패널 및 셀 제조용 장비를 중국 공급사들로부터 약 200억 위안(약 29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내 태양광 용량을 100기가와트(GW) 추가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2026년 3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협상 대상 기업에는 쑤저우 맥스웰 테크놀로지(Suzhou Maxwell Technologies)가 포함돼 있으며, 이 회사는 태양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스크린 프린팅(screen-printing) 장비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알려져 있다. 해당 기업은 중국 상무부의 수출 승인을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관계자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추가로 선전 S.C 뉴에너지(Shenzhen S.C New Energy Technology)와 라플라스 리뉴어블 에너지(Laplace Renewable Energy Technology) 등이 잠재적 공급업체 목록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들 장비 가운데 일부, 특히 스크린 프린팅 생산 라인 등은 중국 규제 당국의 수출 승인이 필요하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주요 일정과 용도
소식통들은 중국 기업들이 올 가을 이전에 장비를 인도하도록 통보받았다고 전했으며, 일부 장비는 텍사스로 선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 태양광 설비를 주로 테슬라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설치할 계획이며, 일부는 스페이스X(SpaceX) 위성 운영을 위한 전력에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머스크는 1월에 “태양광 발전은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포함해 미국의 모든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배경과 규제 환경
중국 매체들은 지난달 테슬라가 중국의 여러 태양광 장비 업체들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는 협상 중인 기업들, 구매 규모 추정치, 납품 일정, 규제 요건 등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공개한 사례다. 해당 소식이 보도된 후 쑤저우 맥스웰, S.C 뉴에너지, 라플라스 리뉴어블의 주가는 로이터 보도 직후 7%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 중국 상무부, 쑤저우 맥스웰, 선전 S.C 뉴에너지, 라플라스 리뉴어블 등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 내 태양광 산업과 무역정책 맥락
테슬라의 이번 잠재적 발주는 장비 제조업체들에게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중국의 태양광 장비 생산업체들은 국내 과잉 공급으로 수요 부진을 겪어 왔다. 한편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동남아산 패널 및 셀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다. 다만, 태양광 제조 장비는 2024년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으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고, 그 예외는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연장됐다. 이는 미국 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주었다.
머스크는 관세 장벽이 미국에서 태양광 보급의 경제성을 “인위적으로 높게 만든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정책적·정치적 대조
머스크의 태양광 확대 계획은 에너지 정책에서 공적 성향이 다른 인물들과 대조를 이룬다.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화석연료 생산 극대화를 추구하고 연방 차원의 태양광·풍력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는 등 재생에너지 정책을 후퇴시키는 방향을 취해왔다. 머스크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성 부서를 잠시 이끌며 연방 인력 감축을 감독한 바 있다.
수요·공급 통계와 현실적 난제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력 소비량은 2025년에 사상 두 번째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6년과 2027년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미국의 전체 발전 설비는 2024년 기준 약 1,300GW였고 이 가운데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인 135GW에 불과하다(미국 공공전력협회 자료).
이처럼 단기간에 100GW의 태양광 제조 능력을 구축하는 것은 규모 면에서 매우 큰 과업이다. 머스크는 과감한 일정과 약속을 자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속한 일정이 뒤늦게 이행되거나 조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공급망 의존성과 리스크
테슬라는 지역별로 부품 조달을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여전히 중국 기반 공급업체 400곳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60곳은 글로벌 공급망, 특히 미국 내 전기차(EV)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대폭 인상으로 중국발 부품의 선적이 중단되면서 사이버트럭(Cybertruck)과 세미(Semi)의 미국 생산 준비에 차질을 겪은 바 있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이번 잠재적 구매는 단기적으로 중국 장비 제조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주가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 내 태양광 제조 능력 확충을 위한 장비 반입은 국내 공장 가동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비 자체가 중국산이라는 점은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정책 목표와는 긴장 관계에 있다. 관세 예외 연장 여부 및 중국의 수출 승인 시점이 납품 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격 측면에서 보면, 대규모 장비 구매는 태양광 패널·셀의 생산 단가를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 단가 하락은 장기적으로 태양광 설치비를 낮추고 보급을 촉진할 여지가 있으나, 장비의 초기 투자비용과 운송·설치·검증에 드는 비용, 및 규제 승인 지연 리스크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급 병목이나 규제 지연이 발생하면 단기 전력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적 용어 설명
스크린 프린팅(screen-printing)은 태양전지 제조 공정에서 도전성 잉크를 셀 표면에 인쇄해 전극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이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는 고속·고정밀을 요구하며, 대량 생산 라인을 구성하려면 복수의 스테이션과 자동화 설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장비는 공급사가 한정돼 있어 미국 기업들이 국내에서 동일 수준의 장비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적 제약이 존재한다.
종합적 관찰
총괄하면, 테슬라의 이번 협상은 미국 내 태양광 제조 역량 확충을 위한 실무적 발걸음으로 읽힌다. 다만 장비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에 의존하는 구조와, 수출 승인·관세 예외 등 규제적 변수는 앞으로의 진행에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기술적·정책적 난제들이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태양광 공급망 재편 속도와 전력시장에 미칠 영향의 폭이 달라질 전망이다. (환율 기준: 1달러 = 6.8992 위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