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IBM 실적 부진 여파에 월가 선물 하락…미·중 무역 긴장도 부담

[뉴욕 증시] 월스트리트 선물시장은 24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며 변동성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IBM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아 위험선호 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교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일 발표된 테슬라(Tesla Inc.)의 3분기 순이익은 월가 전망을 하회해 주가가 장전 거래에서 5.3% 급락했다.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테슬라 쇼크’가 시장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테슬라는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세븐(Magnificent Seven)’—S&P500 시가총액의 약 35%를 차지하는 7대 빅테크 종목—의 실적 시즌을 여는 첫 주자로, 이번 실적 결과가 향후 미국 증시 방향성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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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역시 핵심 사업부인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주가가 5.4% 하락했다. 3분기 EPS(주당순이익)가 컨센서스를 웃돌았으나, 부문별 매출 성장률 둔화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종목별 희비가 엇갈리면서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릴리프 랠리’에도 피로감이 감지된다. 주요 기업들이 대체로 시장 기대를 웃돌았으나, 보수적인 가이던스가 이어지며 고평가 논쟁이 재부상했다.

IG그룹의 수석 시장전문가 크리스 보챔프(Chris Beauchamp)는 “현 단계에서 숫자만으로 지수를 의미 있는 저항선 위로 밀어 올리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다음 주 발표될 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할 때까지 대기전략(wait-and-see)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수·섹터 동향

미 동부시간 09시 38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1.34포인트(0.10%) 오른 46,631.7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1.93포인트(0.18%) 상승한 6,711.33, 나스닥 종합지수는 23.30포인트(0.09%) 오른 22,760.43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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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자 컴퓨팅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행정부가 일부 양자 컴퓨팅 기업에 연방 자금과 맞바꾼 지분 확보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이온큐(IonQ)가 5.7%, D-Wave Quantum이 15.6%, 리게티 컴퓨팅이 8%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 소식으로 급등하자 에너지 업종이 1.2% 오르며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Chevron, Exxon Mobil, Halliburton은 1.0~2.1% 올랐다.

의료보험사 몰리나 헬스케어(Molina Healthcare)는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20.9% 폭락했다. 동종업체 센틴(Centene)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도 각각 6.6%, 1.5% 하락했다.

S&P 산업재 지수는 0.8% 상승했다. 하니웰(Honeywell)은 항공우주 부문의 호조를 기반으로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하며 5% 올랐고, 아메리칸항공은 연간 순이익 전망 상향에 3.6% 상승했다. 반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깜짝 흑자를 내고도 3.7% 하락했고, T-모바일은 3분기 무선 가입자 순증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2.3% 밀렸다.


“데이터 가뭄” 속 CPI 주목

연방정부 셧다운이 23일째로 접어들면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24일 발표될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가 연준의 정책회의(다음 주) 전 확인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인플레이션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근원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레이더들은 이미 25bp(0.25%p) 기준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으며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60% 이상으로 본다.

한편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중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전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을 다시 고조시켰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상승 종목이 2.07대 1, 나스닥에서는 1.66대 1로 하락 종목을 앞섰다. S&P500은 52주 신고가 5개, 신저가 1개를 기록했고, 나스닥은 신고가 19개, 신저가 32개가 집계됐다.


용어 해설 및 전문가 관점

매그니피선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메타·테슬라로 구성된 초대형 기술주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들 시가총액이 지수 내 비중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지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Core CPI는 에너지·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로, 연준이 정책 판단 시 주로 참고한다. 시장이 근원 CPI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실질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박스권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 모멘텀이 뚜렷한 개별주·섹터로 수급 쏠림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에너지·항공·방산 그리고 양자 컴퓨팅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가 변동성 장세 속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