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설기계 제조업체 테렉스(Terex Corporation, 티커: TEX)가 타워크레인(Tower Cranes)과 러프테레인 크레인(Rough Terrain Cranes) 사업부를 이탈리아의 크레인 전문업체 라이몬디 크레인(Raimondi Cranes SpA)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2025년 하반기까지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매각에는 이탈리아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주의 폰타나프레다(Fontanafredda)에 위치한 타워크레인 공장, 볼로냐 인근 크레스펠라노(Crespellano)의 러프테레인 크레인 공장, 그리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Wilmington)에 있는 북미 크레인 서비스·지원 부문이 포함된다.
테렉스는 이번 사업부 매각(divestiture)이 “경기 변동성(cyclicality)을 줄이고, 성장 속도를 높이며,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프래나(Franna)의 픽 앤 캐리(pick and carry) 크레인은 호주 브리즈번의 이글팜(Eagle Farm) 공장과 인도 호수르(Hosur) 공장에서 계속 생산된다. 즉, 테렉스는 완전한 크레인 사업 철수 대신, 선택적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셈이다.
타워크레인은 고층 건축 현장에서 수직·수평으로 자재를 운반하는 필수 장비로, 세계 건설 경기와 직결되는 대표적 경기민감 품목이다. 반면 러프테레인 크레인은 거친 지형에서 이동성이 뛰어난 타이어식 크레인으로, 광산·에너지 플랜트·대형 인프라 공사 등에서 널리 활용된다.
시장에서 ‘경기민감성 완화’라는 전략적 메시지는 두 가지 요소를 암시한다. 첫째,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경우 실적이 급격히 변동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다. 둘째, 항공작업 플랫폼(Aerial Work Platform)이나 소재 처리(Material Processing)처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안정적인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겨 총 마진을 제고하려는 의도다.
라이몬디 크레인은 1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토종 기업으로,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로 라이몬디는 북미 서비스 네트워크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관측한다.¹
시장조사업체들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크레인 시장은 2024~2028년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발목을 잡으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다듬는 테렉스의 행보는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어적 카드’로 해석된다.
테렉스 경영진은 “우리가 보유한 핵심 역량(core competency)에 집중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장기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테렉스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거점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애프터마켓 영역을 확대해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을 강화하는 전술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크레인이라는 전문 장비 산업은 주문 제작(customization) 비중이 높아 공장 이전 또는 폐쇄에 따른 작업자 숙련도 손실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거래 최종 완료 시점(2025년 하반기)까지 전환 관리(Change Management)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리 기자의 추가 분석에 따르면, 향후 테렉스가 보유한 높은 현금흐름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또는 소규모 인수합병(M&A)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라이몬디는 테렉스의 북미 기반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유럽 중심의 공급망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¹본 문서에 사용된 외부 자료는 업계 리서치 및 공개 기업 발표를 종합한 것이며, 구체적 수치는 기사 송고 시점 기준 최신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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