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 미 상원 사법위원회 소속 공화당 테드 크루즈(텍사스)가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브렌던 카의 발언을 ‘마피아식 협박’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2025년 9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카 위원장은 ABC 방송이 지미 키멜 라이브를 갑작스럽게 중단하기 직전, 진행자 지미 키멜의 발언과 관련해 ABC의 지상파 방송 라이선스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루즈 의원은 자신의 팟캐스트 Verdict with Ted Cruz에서 “그(카 위원장)는 ‘쉬운 길로 갈 수도 있고, 어려운 길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영화 ‘굿펠라스’에서 마피아가 술집 주인에게 ‘좋은 술집이군, 망가지면 안 되겠지’라고 협박하는 장면과 똑같다”라고 말했다. Goodfellas는 1990년 개봉한 미국 범죄 드라마 영화로, 조직범죄의 폭력성과 언어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브렌던 카 위원장은 “ABC가 키멜의 방송을 바로잡지 않을 경우, FCC는 라이선스 재검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FCC의 방송 라이선스는 미국 내 지상파 주파수를 사용할 법적 권리를 의미하며, 취소될 경우 해당 방송국은 주파수 사용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언론에 ‘우리가 듣기 싫은 말을 하면 주파수를 박탈하겠다’고 나선다면, 결국 보수 진영에도 불리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크루즈 의원은 강조했다.
크루즈 의원은 “키멜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발언으로 방송이 중단된 것을 솔직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언론의 편집권을 좌우하는 행위는 헌법적 표현의 자유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발단은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 사망 사건 이후 키멜이 한 독설에서 비롯됐다. 키멜은 9월 15일 오프닝에서 “MAGA 일파가 ‘찰리 커크를 살해한 범인이 자기들과 무관하다’고 애써 선을 그으며 정치적 이득을 노린다”고 말했다.
한편 ABC는 키멜을 ‘해고’하지는 않았지만 잠정 정직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9월 17일 새벽, 키멜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전면 중단됐다. 카 위원장의 경고가 나온 시점은 프로그램 중단 직전이었다.
크루즈 의원은 자신이 언론 자유를 지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좌파·우파를 막론하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결국 전체주의적 통제사회가 된다”라며, FCC의 라이선스 검토 권한은 ‘최후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ABC 모회사인 디즈니와 FCC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 시각 및 함의
FCC 위원장이 특정 발언을 이유로 지상파 라이선스를 거론한 전례는 드물다. 언론·통신 법률 전문가들은 “방송 규제 권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쓰인다는 의혹이 제기될 경우, 연방 대법원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논란은 2024년 대선을 거치며 고조된 ‘표현의 자유와 플랫폼 규제’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특히 공화당 내부에서도 정부 기관의 ‘검열’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에서, 사안의 파장은 단순한 방송가 이슈를 넘어 의회·행정부·사법부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더불어, 커뮤니케이션학계는 “대중문화 속 풍자·비판 프로그램을 둘러싼 규제 논란이 반복된다면, 방송사들은 자체 검열(self-censorship)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Disclosure Comcast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이며, CNBC를 소유하고 있다. 컴캐스트가 계획 중인 스핀오프가 완료되면, Versant가 CNBC의 새 모회사가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