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미국 거주자 겨냥 새 스테이블코인 ‘USAT’ 출시 계획

[뉴욕]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발행·운용해 온 테더(Tether)사가 미국 거주자를 위한 새로운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 ‘USAT’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더의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이날 뉴욕 기자회견에서 “새 프로젝트는 미국 내 규제 환경을 고려해 별도 법인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며 “USAT는 미국 거주자에게 최적화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르도이노 CEO는 또 “보 하인스(Bo Hines) 전(前) 백악관 보좌관을 이번 법인의 CEO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정책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달러 결제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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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와 같은 법정통화(fiat currency)나 금·국채처럼 가치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 가치를 연동(페깅)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한 암호화폐다. 한국 투자자에게 친숙한 예로는 테더(USDT), USD코인(USDC), 다이(DAI)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1토큰 ≒ 1달러 가치를 유지하므로 결제·송금·헤지(hedge) 수단으로 활용된다.

참고로, 2024년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1600억 달러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뿐 아니라 전통 금융권으로도 확장 중인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미국 규제 환경에 맞춘 새 전략

테더는 지난 수년간 미국 의회와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감독 대상이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테더 준비금 투명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테더는 감사 보고서 공개 범위 확대보수적 투자 정책으로 노선을 수정해 왔다.

아르도이노 CEO는 “USAT는 미국 내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준비금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공인회계법인의 실시간 감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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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 사용자에게 더 안전하고 규제 친화적인 달러 대안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테더의 행보가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축소하고, 미국 투자자 자금을 탈중앙화 거래소(DEX)·게임파이(GameFi) 등으로 끌어들일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 발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경쟁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향후 일정

테더 측은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으나, “향후 수 주 내 베타(시범) 프로그램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베타 참여자는 미국 거주 개인 및 기관 투자자로 한정되며, 예치 한도·수수료 체계는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한편, 테더의 기존 토큰 USDT는 이번 발표 직후 거래소별로 0.01% 내외의 미세한 가격 변동을 보였으며, 일거래량은 3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기자 전문 분석

이번 USAT 프로젝트는 테더의 ‘규제 적합성 강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특히 전직 백악관 보좌관을 CEO로 기용한 것은 워싱턴 정계와 직접적인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페이팔 USD(PYUSD)·써클 USDC와의 본격 경쟁을 예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뒤,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테더가 선제적으로 규제 친화형 스테이블코인을 내놓는 것은 투자자 신뢰 회복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