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발 — 터키 중앙은행(Central Bank of the Republic of Türkiye·CBRT)이 2026년 말 인플레이션 중간값 전망을 기존 12%에서 16%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4년 말 목표치는 종전대로 24%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티 카라한(Fatih Karahan) 총재는 이스탄불에서 열린 분기별 물가 보고서(Inflation Report) 발표 자리에서 이러한 내용을 설명했다.
총재는 이어 2027년 말 인플레이션 전망도 8%에서 9%로 소폭 높였다고 전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CBRT는 기준금리를 300bp1(=3.0%p) 인하해 43%로 조정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한때 중단됐던 완화 사이클을 재개했다. 당시 시장은 금리 인하 폭과 시점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으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프레임워크는 물가 보고서와 연동해 인플레이션 진로를 더 투명하게 제시하고, 연말 중간 목표를 고정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파티 카라한 총재
CBRT는 앞으로도 데이터가 새로 반영되면 전망치는 수시로 업데이트하되, ‘연말 중간 목표(interim targets)’는 ‘특단의 사태’가 아니면 변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목표치는 내부 정책 시뮬레이션과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점이 된다.
카라한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을 확고히 하기 위해 긴축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유동성 관리(은행권에 시중 자금을 어느 정도 공급할지 결정하는 행위)를 정교하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용어 속뜻 알아두기
1 bp(베이시스 포인트)는 ‘1bp = 0.01%p’를 의미하는 금융시장 용어다. 예컨대 정책금리를 300bp 낮췄다는 말은 금리를 3.00%포인트 인하했다는 뜻이다.
전문가 해설 및 시사점
첫째, CBRT가 2026년 전망을 4%포인트나 올린 것은 중기 물가 안정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신호다. 최근 리라화 약세와 임금 인상 압력이 누적되면서, 기존 시나리오로는 12% 달성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연말 중간 목표’ 고정 방침은 시장 참가자에게 일관된 나침반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전망이 자주 변경돼 예측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 조치는 그 빈도를 줄여 정책 신뢰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셋째, 43%라는 초고금리에도 추가 완화 여지가 열린 상태로 볼 수 있다. 다만 유동성 흡수 장치를 병행하겠다는 점에서, ‘명목 금리 인하 + 실질 긴축 유지’라는 이중전략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터키 경제는 여전히 해외 자본 흐름과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다. 비상 경로를 명시함으로써 극단적 리스크(예: 급격한 외환 유출)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