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 인플레이션 우려 속 기준금리 100bp 인하…완화 속도 조절

터키 통화정책의 변곡점, 시장은 ‘속도 조절’에 주목

터키 공화국 중앙은행(CBRT)이 1주일물 리포(Repo) 금리를 100bp(1.00%p) 내린 39.50%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9월 단행한 250bp 인하에 비해 크게 줄어든 폭으로, 통화 완화 기조가 ‘급제동’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

2025년 10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시장 컨센서스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 적중’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물가 경로에 대한 중앙은행의 경계심을 재확인했다. CBRT는 성명에서 “9월 들어 기초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다”면서 “현재의 수요 조건이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의 둔화를 가리킨다”고 평가했다.

CBRT는 또 “향후 회의마다 신중하게 금리 폭을 재검토한다”는 기존

주목

Step size is reviewed prudently on a meeting-by-meeting basis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이는 선제적·획일적 인하 경로 대신 △물가 지표 △환율 △내·외부 수요 △금융시장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금리 결정 배경 : 인플레이션 vs. 성장

터키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2024년 말 65% 안팎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 들어서도 60%대 후반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물가를 최우선 과제로 두되, 경기 회복세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절충적 접근”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1주일물 리포 금리는 사실상 정책금리 역할을 하며, 시중은행 간 단기자금 거래의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40%를 ‘턱걸이’한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글로벌 기준으로는 여전히 초고금리다. 이는 리라화 가치 방어물가 압력 통제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터키의 특수성을 반영한다.


시장 반응 및 향후 전망

국내 금융시장은 ‘속도 조절’ 자체보다 “인플레이션 언급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스탄불 증시는 발표 직후 제한적 상승세를 보였으나, 리라화는 대미 달러화 대비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우선시한다는 시그널로 해석되며 통화 신뢰도 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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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고비용 조달’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40%에 육박하는 정책금리는 기업의 차입 여건을 압박하고, 가계의 소비여력도 제약한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의 재정 지원책 △해외 직접투자(FDI) 유입 △관광수입 확대 여부가 경기 둔화를 완충할 세 가지 축으로 꼽힌다.


전문가 진단 : ‘신중 모드’가 장기화할 가능성

국제신용평가사 관계자는 “9월 250bp에서 10월 100bp로 급격히 폭을 축소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반영한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미세조정성 인하가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경제학자는 “과거 과감한 금리 인하로 하이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웠던 경험을 돌아보면, CBRT는 이번엔 ‘선수’(先手)가 아닌 ‘받아치기’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즉, 물가가 실제로 꺾이는 징후가 포착돼야 추가적인 통화 완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용어·배경 설명

리포(Repo: Repurchase Agreement)는 채권을 담보로 단기자금을 조달·공급하는 형태의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다. CBRT가 ‘1주일물 리포 금리’를 정책금리로 삼는 이유는, 터키 자금시장이 △외화 유출입 △환율 변동성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금리를 통해 중앙은행의 유동성 의도를 가늠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100bp 인하 결정은 터키 통화정책이 ‘성장 부양’보다 ‘물가 안정’으로 무게추를 옮긴 전환점으로 읽힌다. 다만 60%대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되는 한 중앙은행은 다음 회의에서도 작은 보폭의 완화 또는 동결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몇 개월간 발표될 CPI, PPI(생산자물가) 및 환율 흐름이 통화정책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