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 물가 둔화 속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

터키 중앙은행(TCMB)이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CMB는 정책금리를 종전 연 43%에서 40.5%로 2.5%포인트 내렸다. 이번 결정은 7월 말 46%에서 43%로 내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단행된 인하다.

TCMB는 결정문에서 “8월 들어 물가 상승의 근원 추세가 둔화됐다“며 “최근 지표가 총수요의 열기가 식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요 조건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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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하의 의미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여전히 오르지만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TCMB가 40%대의 이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내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내부 판단을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benchmark interest rate)는 시중은행의 대출·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며, 실물경제와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데이터는 수요 조건이 물가 안정 목표에 호의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 TCMB 통화정책위원회

■ 경제 활동 둔화 신호

TCMB는 경제활동도 서서히 식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열된 내수 수요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통화정책 여유가 생겨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터키 리라화 약세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통화 긴축 복귀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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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시각

이스탄불 소재 한 투자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물가가 추가로 안정세를 보인다면 연내 30%대 후반까지 인하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글로벌 투자자는 최근의 금리 인하가 리라화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 금융시장 파급 효과

시장 참가자들은 채권 금리 하락 및 주식시장 위험자산 선호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리라화 가치가 다시 급락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이 상존하는 리스크다. 특히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터키 제조업 구조상, 환율 변동은 곧바로 소비자물가에 전가될 소지가 크다.


■ 최근 통화정책 히스토리

2024년 말까지 TCMB는 물가 피크아웃 조짐에도 불구, 기준금리를 45%대에서 고수해왔다. 2025년 7월 말 3%포인트 인하(46→43%)에 이어 이번 9월 추가 인하까지 더해지며, 석 달간 누적 5.5%포인트가 내려갔다.

이는 2021~2023년 고(高)인플레이션 국면에서 20%대 후반까지 인상됐던 금리가 2024년 초 50%를 돌파한 뒤 처음으로 뚜렷한 완화 사이클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 용어 설명 ※투자·경제 초심자 참고

기준금리 :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에 적용하는 정책금리로, 모든 단기 시장금리의 기준이 된다.
디스인플레이션 :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지만 음(-)의 물가상승률(디플레이션)과는 다른 개념이다.
통화정책 완화 :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을 통칭하며, 경제 성장 촉진이 목적이다.


■ 향후 전망

시장 컨센서스는 국제 유가·식료품 가격, 리라화 방향성을 주시하면서 4분기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TCMB가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경제지표가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일부 투자은행은 터키의 유동성·경상수지 개선 속도가 예상을 웃돌 경우 2026년께 한 자릿수대 중·후반 금리까지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긴축 사이클 재개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에는 정책 기조가 재차 전환될 수 있다.

TCMB는 다음 통화정책회의 일정을 10월 23일로 예고했다. 이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성장률(GDP) 잠정치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