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KARA ─ 터키 재무‧재무부 장관 메흐메트 심섹(Mehmet Simsek)이 로이터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과정이 확고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두 해 안에 물가를 한 자릿수대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이 같은 과정을 결코 “흐트러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심섹 장관은 올해 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CBRT)이 제시한 19%~29% 구간에 머물 것이며, 2026년에는 20% 밑으로, 2027년에는 한 자릿수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말 인플레이션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디스인플레이션을 위한 필수 요건이 대체로 충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이 개선세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이냐 하는 점”이라며 거듭 의지를 피력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7월 소비자물가는 33.5%로 둔화됐다. 이는 2023년 5월 기록한 75%의 정점 대비 뚜렷한 하락세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300bp(3.00%p) 인하해 43%로 낮추며, 정치적 혼란으로 중단됐던 완화 사이클을 재개했다. 시장 불안이 완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꺾이자 과감한 인하 카드가 다시 꺼내 들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무엇인가?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하락하지만 여전히 플러스 영역’에 머무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디플레이션과는 구분된다. 중앙은행이 긴축 혹은 완화 기조를 세밀히 조절해 수요, 환율, 기대 인플레이션을 관리함으로써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심섹 장관은 “통화‧재정‧소득‧공급 측면에서 정책 공조가 강화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이 수요, 환율, 기대 효과를 통해 물가 안정에 강력한 지지를 제공하고 있고, 재정정책과의 공조로 그 효과를 배가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상방 위험과 대응책
심섹 장관은 국제유가, 대외무역 관세, 비가공 식료품 가격이 인플레이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정부가 “충격에 선제 대응해 디스인플레이션을 방해하는 어떠한 장애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과 재정건전성
그는 2025년 성장률이 중기계획(MTP) 목표치 4%를 “소폭 하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24년 1분기 성장률은 2%였다. 장관은 이를 “급격한 경기 냉각이 아닌 일시적 둔화”로 규정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계획 대비 낮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 회계처리 여파로 세수는 목표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재정 지출에서만큼은 확고한 규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 프로젝트용 외부 자금 조달
심섹 장관은 2023~2024년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한 개발 특화 자금이 174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2025년 들어서만 약 70억 달러를 확보했다. 그는 “세계은행(WB), 이슬람개발은행(Is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중기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며, “다른 기관의 공여분을 더하여 3년 간 4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참고: AIIB는 중국 주도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으로 인프라 투자에 특화돼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이 실현되려면 물가 기대 심리를 떨어뜨리고, 통화완화에 따른 리라화 약세 리스크를 억제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일관성과 정치적 안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