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는 1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2.5%)를 웃도는 수치로, 미국발 관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수출이 예상보다 견조했던 것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태국 경제는 1분기 3.2% 성장 이후 다소 둔화했으나, 여전히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확장세를 이어갔다. 계절조정 기준 분기 대비 성장률도 0.6%를 기록해, 전망치(0.3%)는 물론 직전 분기 0.7%와도 근접한 흐름을 보였다.
NESDC는 동시에 연간 경제전망을 조정했다. 2025년 전체 GDP 성장률 가이던스를 종전 1.3%~2.3%에서 1.8%~2.3%로 상단을 유지한 채 하단을 0.5%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해(2024년) 성장률은 2.5%로,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역내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조정은 완만하지만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수출 개선과 정부 재정 집행 확대가 하반기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NESDC는 설명했다.
다만 해외 관광객 추정치는 3,300만 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당초 전망치 3,700만 명에서 400만 명 줄어든 규모다. 관광은 태국 GDP의 약 12%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지만, 중국·유럽 경기 둔화와 고금리 환경이 여행 수요를 일부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역내 통화시장에서 달러/바트 환율은 같은 날 기준 1달러=32.42바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와 중국 경기 부진이 태국 바트화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GDP 성장률 수치가 의미하는 바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가 일정 기간 창출한 재화·서비스의 총합을 화폐 단위로 표현한 지표다. 1 연율 기준(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경제의 전반적 활력도를 보여주며, 분기 대비 성장률은 단기 경기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이번에 발표된 2.8% 성장은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는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지만, 3%대를 유지하지 못한 점은 내수 소비와 투자 회복이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관세 공포 이전의 ‘수출 러시’
태국은 전자제품·자동차 부품·농산물 등 대미 수출 비중이 커 미국의 추가 관세가 현실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NESDC에 따르면 2분기 수출은 관세 부과 전 선적을 서두른 기업 수요 덕분에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나, 3분기 이후에는 역풍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태국 상무부는 “공급망 다변화 및 FTA(자유무역협정) 활용”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관광 산업의 도전과제
NESDC가 관광객 전망을 하향한 것은 태국 경제에 경고등을 켠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태국 관광청(TAT)은 ‘차별화된 휴양·의료 관광 상품’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글로벌 고금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재정·통화정책의 향방
태국 중앙은행(BoT)은 기준금리를 2.50%에서 동결한 상태다. 인플레이션은 식료품·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1%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美 연준의 긴축 장기화 시 달러 강세가 바트화 약세로 이어져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재정 측면에서 태국 정부는 올해 3,540억 바트(약 109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 예산을 확정했으며, 인프라 프로젝트 집행 속도를 높여 민간 투자 심리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 시각
골드만삭스 방콕지점 이코노미스트는 “GDP 서프라이즈는 긍정적이지만, 관광 회복 지연과 미·중 경기 불확실성은 하방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반면 JP모건 체이스는 “물가가 안정을 지속하면 BoT가 연말쯤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여지가 있다”며 완화적 스탠스를 점쳤다.
요약하면, 태국은 2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관세 shock과 관광 둔화라는 이중 변수에 직면해 있다. NESDC가 제시한 1.8%~2.3% 성장 범위가 실현되려면 내수 진작,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산업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NESDC(National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Council): 태국 정부 직속의 경제계획·통계 총괄기관으로, 분기별 GDP·고용·투자 등 주요 거시지표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