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증산 전망에 국제 설탕 선물가 급락

국제 설탕 선물 시장이 태국의 차기 재배 연도(2025/26) 증산 전망에 눌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 #11(SBH26) 가격은 전장 대비 -2.71%인 0.45센트 하락했으며, 12월 런던 ICE 백설탕 #5(SWZ25)-3.07%(-14.40달러) 밀리며 1주일 만의 저점으로 되돌아갔다.

2025년 10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태국 사탕수수협회(Thai Sugar Miller Corp)가 2025/26년 자국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t(10.5 MMT)으로 제시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급격히 확대됐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동국의 증산은 글로벌 가격 형성에 즉각적인 압력을 가한다.

앞서 9월 30일에는 뉴욕 원당 선물(가장 근월물 V25) 가격이 1.5개월 최고치, 런던 백설탕은 1.5주 최고치까지 반등한 바 있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32만 t 규모의 긴급 구매를 집행하며 단기 수요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 만에 공급 확대 재료가 재부각되자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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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사이클: 브라질·인도·태국

세계 최대 생산국 브라질의 상황도 약세 요인이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에 따르면 8월 하순(8월 16–31일) 센터사우스(Center-South, 남중부) 지역 설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t(3.872 MM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료 사탕수수 가운데 설탕 제조 비중은 54.20%로 전년 동기의 48.78%에서 크게 높아졌다. 다만 2025/26 누적(4–8월) 생산량은 -1.9% 감소해 2,675만t(26.758 MMT)에 그쳤다.

한편 설탕 트레이더 Sucden인도가 2025/26년 잉여 설탕 400만t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하더라도 초과 공급 해소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도 설탕 공장들은 최대 400만t의 수출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존 시장 예상치(200만t)를 크게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주요 생산국의 작황이 동시에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업계 관계자 발언)


국제 기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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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설탕 수급이 -23만t 적자(6년 연속)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적자 폭은 직전 연도의 -488만t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ISO는 생산량이 +3.3% 늘어난 1억8,060만t, 소비는 +0.3% 오른 1억8,080만t으로 전망했다.

반면 커머더티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7.5 MMT 규모의 2025/26 초과 공급이 발생해 8년 만의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생산을 사상 최대인 1억8,931만 t(+4.7% y/y)으로 제시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종말 재고4,118만 t(+7.5% y/y)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처럼 기관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기상 변수, 국가별 에탄올 정책, 환율 변동 등 다층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상 여건과 작황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937.2mm로 평년 대비 8% 많아 최근 5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풍부한 우기는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 +19%(34.9 MMT)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인도국가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과 인도설탕제조협회(ISMA)의 추정치다. 참고로 2024/25년 인도 생산은 가뭄 여파로 -17.5% 감소한 2,620만t(5년 최저)로 집계됐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 역시 5월 2일 2024/25년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t(10.00 MMT)으로 마감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8월 19일 2025/26년 브라질 생산 전망을 4,450만t(-3.1%)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역대 평균을 상회한다. 즉, 개별 국가별 수급 변화가 엇갈리면서도 총합적 공급 확대라는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용어 해설

#11 원당(안정지수 11번)은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국제 기준 원당(원료용) 선물 계약을 의미한다. #5 백설탕은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 계약으로, 주로 식음료 제조용 수급지표로 사용된다. 센터사우스(Center-South)는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또한 MMT는 단위 “백만톤(Million Metric Tons)”을 뜻한다.


시장 전망 및 기자 해설

현재 가격 흐름은 공급 지배형(bearish)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네거티브 재료가 재차 우세해졌고, 기술적으로는 지난주 기록한 4년·4.25년 저점 부근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아시아 3국(인도·태국·파키스탄)이 동시에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브라질조차 극단적 기후 악재만 아니라면 공급 확대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에탄올 정책, 환율 변동, 소비 회복세 같은 변동 변수가 타이트하게 얽혀 있어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ISO가 여전히 “미세 적자”를 예상하는 점은 하방 경직성을 부여하지만, Czarnikow·USDA처럼 대규모 잉여를 전망하는 시각도 공존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글로벌 재고 흐름과 정책 변수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공급 쇼크 가능성이 낮아 하락 압력이 지속될 공산이 크지만, 중장기 수요 증가와 정책 불확실성이 언제든 반등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저점 매수’ 전략이 아직 이르다는 신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