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방위 전자 기업인 탈레스(Thales)가 2025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시장 기대를 다시 한 번 뛰어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위 예산이 급격히 늘어나는 유럽 시장의 특수가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탈레스는 2025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5%~6%에서 6%~7%로 상향 조정하고, 연간 매출(Revenue) 가이던스를 218억~220억 유로로 제시했다. 이는 달러 환산 시 256억 달러 수준이다.
● 1분기‧2분기 누적 실적
동사가 발표한 2025 회계연도 1~2분기(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조정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12억5,000만 유로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12억2,000만 유로)를 소폭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8.1% 증가한 102억7,0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신규 수주액은 103억5,000만 유로로 4% 감소했다. 신규 수주 감소는 작년 대규모 계약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파악된다.
매출·수주 컨센서스 대비1컨센서스: 시장 예상치를 살펴보면 매출은 소폭 하회했으나 수주는 예상치를 상회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103억5,000만 유로, 신규 수주 90억2,000만 유로였다.
주요 사업부 실적
CEO 파트리스 케인(Patrice Caine)은 기자회견에서 “방위(Defence)와 항공전자(Avionics) 부문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방위 부문은 지상·해상·공중용 레이더 및 지휘통제 시스템 수요가, 항공전자 부문은 항공사 기내 엔터테인먼트(Seat-back Screen) 교체 수요가 각각 견조했다.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에서 탈레스는 조정 영업이익률(Adjusted Operating Margin)이 12.2%~12.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신규 수주보다 매출이 더 클 것”이라는 기존 지침도 재확인했다.
유럽 방위 예산 확대의 수혜
탈레스 주가는 올해 들어 78%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자주 국방’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방위 예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달 초 방위비를 2027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는 기존 2030년 목표를 3년 앞당긴 것이다. 케인 CEO는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이 분명히 사업 모멘텀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무역 분쟁 리스크: ‘제한적’
CFO 파스칼 부시아(Pascal Bouchiat)는 미·EU 상호 10% 관세 시나리오에 대해 “2025년 기준으로 수천만 유로 수준의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고, 이 부문은 관세 대상에서 면제되기 때문이다. 그는 “멀티-도메스틱 구조 덕분에 국경 간 물류 흐름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시아 CFO는 특히 항공우주 정비(Aerospace Repairs)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은행 카드 사업이 관세 노출도가 높다고 언급했다. 관세가 급등할 경우 은행 카드 생산을 싱가포르 등 다른 공장으로 이전해 미국 시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용어 풀이
• 조정 영업이익(Adjusted Operating Profit)은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해 본업에서 창출한 실질 수익성을 보여 주는 지표다.
• 멀티-도메스틱 구조는 주요 국가마다 생산 거점을 둬 현지 생산·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무역 장벽이나 물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사업 전략을 의미한다.
※ 환율 기준: 1달러=0.8508유로(기사 작성 시점)
종합적으로, 탈레스는 유럽 방위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수혜와 함께 항공 전장, 금융 보안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2025년 이후에도 두 자릿수 이익 성장을 이어 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은 방산 수요의 지속성과 미·EU 무역 갈등의 향배를 핵심 변수로 지켜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