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Reuters) – 미 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경계심 속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의 분수령에 진입했다.
2025년 11월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10월 한 달간 2.3% 상승하며 6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메가캡 기업들의 엇갈린 성적표와 연준의 신중한 스탠스로 인해 이번 주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난주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투자자들이 12월 인하를 ‘거의 확정’으로 봤던 기대는 흔들렸고, 이에 따라 금리 경로가 주가 변동 요인으로 재부상했다.
기업 실적 – ‘몸값’을 입증할 때
3분기 S&P 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할 전망이다(LSEG IBES). 다음 주에는 130개 이상 지수가 편입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23배를 넘어서며 닷컴 버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어, 실적이 상승세 지속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밸류에이션 상단에 근접했다면, 이제는 이익 증가가 수익률 제고의 ‘무게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 엔젤로 쿠르카파스(에드워드존스 수석 전략가)
계절적 ‘훈풍’ vs 선반영 논란
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1950년 이후 11월은 평균 1.87%, 12월은 1.43% 상승해 각각 연중 1·3위의 성적을 기록해 왔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S&P 500이 16%, 나스닥이 23% 올랐다는 점에서 ‘산타 랠리’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회의론도 있다. 그러나 과거 21차례 연초 10개월간 15% 이상 상승했을 때, 한 번을 제외하고는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이어졌다(트루이스트).
실적은 현재까지 호조다. 이미 실적을 낸 지수 구성 기업의 44% 중 83%가 시장 기대를 넘어섰다. 이 비율이 유지된다면 기록상 6번째로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다(Ned Davis Research).
메가캡 변동성 — ‘AI 비용’ 시험대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AI 확대를 위한 지출 증가 계획을 내놓은 뒤 하락했다. 반면 알파벳은 현금흐름으로 자본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는 시장 신뢰를 얻어 상승했고,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호조로 급등하며 ‘AI 경쟁력 우려’를 완화했다.
AI 열풍은 약 3년 전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 S&P 500 상승률 90%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테마 과열을 우려하며 AI 투자의 수익 실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성장 전망뿐 아니라 투입 비용과 그에 따른 수익률을 따진다.” – 에릭 쿠비(노스스타 CIO)
다음 주 실적 이벤트
반도체 업체 AMD·퀄컴, 데이터 분석사 팔란티어, 그리고 맥도널드, 우버 등이 실적을 낸다. 올해 팔란티어와 AMD 주가는 두 배 이상 뛰었고, 퀄컴도 18% 상승했다. 실적이 랠리의 ‘속도 조절판’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노동지표 ‘블랙아웃’ — 민감도↑
10월 1일부터 시작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 탓에 공식 경제지표 공표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ADP 고용보고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대체 지표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주 1만4,000명 감원을 발표했고, 내년 추가 감원을 예고했다.
“정부 데이터 공백 속에서 대형 기업들의 감원 신호는 불안 요인이다.” – 로버트 파블릭(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현 셧다운은 35일간 이어진 2018~2019년 기록에 이어 역대 2위 기간이다. 11월 7일 발표 예정이던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지연되면서, 파월 의장의 ‘데이터 의존적’ 금리 운용 전략은 더욱 복잡해졌다.
“데이터 공백이 커질수록 대체 지표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 엔젤로 쿠르카파스
용어 풀이
- Forward P/E: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의 비율로, 주식의 상대적 고평가·저평가를 가늠하는 지표다.
- ADP 고용보고서: 민간 급여처리 기업 ADP가 집계해 매달 발표하는 고용 동향 지표로, 공식 고용보고서의 ‘선행 시그널’로 활용된다.
- Fed 셧다운: 미국 연방정부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행정·통계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결론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경로 불확실성, 그리고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맞물리며, 다가올 실적 발표는 연말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