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모터스, 이베코 그룹 전격 인수 제안…방산 부문은 레오나르도에 매각

인도 최대 완성차 기업인 타타모터스(Tata Motors)가 이탈리아 상장사 이베코 그룹(Iveco Group)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부 공개 매수(TOB)를 전격 제안했다. 이번 거래는 유럽 방산‧트럭 산업 지형을 뒤흔들 잠재적 빅딜로 평가받고 있으며, 인수 완료 후 이베코는 밀라노 증시(Euronext Milan)에서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완성차·상용차 포트폴리오 확대 ▲유럽 생산 기지 확보 ▲친환경 상용차 공동 R&D라는 세 가지 전략적 목적을 동시에 겨냥한다. 타타모터스는 이미 전기버스, 수소 트럭 등 차세대 파워트레인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베코의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 및 네트워크를 지렛대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타타모터스는 이베코 그룹 보통주 100%에 대한 현금 매수를 제시했다. 제시 가격과 총 인수 대금은 기사 공개 시점 기준으로 비공개이나, 조건부 조항에는 ‘방산 부문(IVECO Defence Vehicles·IDV)을 별도로 분리한 뒤 이탈리아 국영 방산업체 레오나르도(Leonardo SpA)에 엔터프라이즈 밸류 17억 유로(약 2조4,700억 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방산 부문 분리·매각이 선행 조건으로 명시됐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와 산업 주권을 고려한 이탈리아 정부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주요 주주 동의

이베코 최대 주주인 엑소르(Exor N.V.)는 현재 지분 27%의결권 43.1%를 보유하고 있다. 엑소르는 “거래 성사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며 서면으로 인수 제안을 승인했다. 이베코 이사회 역시 동일한 입장을 내놓으며, “타타모터스와의 결합이 장기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이베코 그룹이란?
이베코는 트럭·버스·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유럽 대표 상용차 제조사다. 1975년 피아트 상용차 부문에서 분사됐으며, CNH Industrial에서 2022년 1월 재차 분사해 독립 상장했다. 트럭 사업 외에도 방산용 전술 차량, 소방·광업 특수차량 등을 양산한다.

상장 폐지(Delisting) 절차는?
거래가 성사되면 이베코 주식은 Euronext Milan에서 자발적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상장폐지는 ▲공개 매수 완료 ▲소수주주 청산(스퀴즈아웃) ▲규제기관 심사 순으로 진행된다.

타타모터스의 전략적 의미

타타모터스는 인도 최대 기업집단 타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2008년 재규어·랜드로버(JLR) 인수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존재감을 확장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타타모터스는 ▲유럽 제조 거점 ▲탄탄한 상용차 라인업 ▲수익성 높은 애프터마켓(부품·정비) 네트워크를 확보한다. 동시에 전기·수소 상용차 공동 개발로 친환경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글로벌 트럭 시장 관점
유럽 상용차 시장은 다임러 트럭, 볼보, 만(MAN), 스카니아 등 전통 강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최근엔 탄소중립 규제로 배터리 전기(BEV)·수소연료전지(FCEV) 트럭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타타-이베코 결합은 ‘신흥국 자본 + 유럽 기술’이라는 구도로, 업계 재편을 점화할 변수로 거론된다.

방산 부문 분리의 함의

방산 부문 IDV는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지뢰방호전술차량(MRAP)과 장갑차를 공급한다. 레오나르도가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이탈리아 내 방산 역량 결집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밸류(기업가치) 17억 유로가 적정한지 여부와 EU 경쟁당국 승인 변수는 향후 절차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업계 전망 및 리스크
(1) 통합 시너지: 생산 체계 최적화, 연구개발 통합, 글로벌 유통망 확대
(2) 문화·조직 통합: 인도-이탈리아 간 노동 관행 차이, 노조 협상 난항 가능성
(3) 환율·금리: 유로/루피 변동, 인수금융 조달 비용 부담
(4) 규제: EU·인도 경쟁법 심사, 이탈리아 정부 ‘Golden Power(국가안보 심사)’ 절차

취재 메모
‘Golden Power’는 이탈리아 정부가 전략적 산업 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다. 방산·에너지·통신 분야에 적용되며, 필요한 경우 거래 조건 변경 또는 차단도 가능하다.

본 기사는 인베스팅닷컴 원문을 기반으로 하되, 국내 독자를 위해 산업 구조·제도 용어 설명과 전망 분석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