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싱가포르)발 — 엔화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아시아 장 초반 추가 약세를 보였다. 이는 일요일 총선에서 사나에 타카이치(高市早苗) 총리가 대승을 거두면서 추가적인 재정 부양의 길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관측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2026년 2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총선 결과는 시장의 관심을 재정정책으로 완전히 옮겨놓았고, 이는 엔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미화 대비 최대 0.3% 하락해 1달러=157.72엔까지 치솟으며 7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고, 이는 최근 2주 내 최저 수준이다. 이번 약세는 타카이치 총리의 의회 장악으로 추가 재정지출(재정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외환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하원 총선에서 타카이치가 속한 자유민주당(LDP)은 하원 의석 465석 중 최대 328석까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파트너인 일본혁신당(이신, Ishin)과의 연합을 통해 두 당은 의석의 3분의 2 초과를 확보, 상원(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의 동의 없이도 특정 법안 통과를 강행(override)할 수 있는 사실상 슈퍼다수(초과다수)를 확보했다.
“자유민주당의 대승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정책 집행력을 강화한다. 다만 시장의 초점은 재정정책이 어떻게 설계되고 전달되는지(communicated)로 이동했다.” — 시키 오모리(Shoki Omori), 미즈호은행(도쿄) 채권·외환 데스크 수석 전략가
오모리 전략가는 이어 “재정확대에 따른 위험은 이미 선행적으로 상당 부분 반영됐다”면서 “이제 핵심 질문은 그 위험이 강화될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해소될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향후 정책 운용 방식(규모, 타이밍, 커뮤니케이션)의 세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미 달러 인덱스(달러를 여섯 개 통화 바스켓과 비교해 측정한 지표)는 97.683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번 주에는 소매판매, 물가(인플레이션), 그리고 수요일로 연기된 미국의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될 예정이어서 달러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은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CME 그룹의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페드펀즈선물(Fed funds futures)은 3월 18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일 회의에서 25bp(0.25%) 금리인하19.9%의 확률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금요일의 18.4%에서 상승한 수치다.
영국에서는 파운드가 0.1% 하락한 달러당 1.3598달러로 거래됐다. 이는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스타머의 수석보좌관 모건 맥스위니(Morgan McSweeney)가 일요일 사임했으며, 그는 스타머에게 제너럴 피터 맨델슨(Peter Mandelson)을 주미대사로 지명하라고 조언한 책임을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맨델손은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의 알려진 연계가 있었던 인물로 논란이 됐다.
오프쇼어 중국 위안화(홍콩 시장 기준) 대비 달러는 6.93위안에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른 통화들을 보면 호주달러는 0.2% 오른 0.7028달러, 뉴질랜드달러는 0.1% 상승한 0.6026달러, 유로는 1.1819달러로 보합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0.6% 하락한 70,223.86달러, 이더리움(ether)은 0.3% 내린 2,086.73달러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US Dollar Index)는 미국 달러 가치를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edish krona, 스웨덴 통화 등)에 대해 산출한 지표로, 달러 강·약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페드펀즈선물은 연방기금금리(단기 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선물상품으로, 통상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예측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슈퍼다수(초과다수)는 의회에서 특정 법안이나 헌법 개정 등을 통과시키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 다수(예: 3분의 2) 이상을 말하며, 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원 주도로 제도를 강행할 수 있는 정치적 권한을 의미한다.
시장에 미칠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첫째,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타카이치의 압승은 추가 재정지출 확대(예: 인프라 투자, 세제 감면, 현금성 지원 등) 기대를 높이며, 이는 일본 국채(국채 공급 확대)와 엔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시장은 이미 일부 재정확대 가능성을 선반영해왔으나, 구체적 규모와 집행 시점이 분명해질수록 엔화는 변동성을 확대할 전망이다.
둘째, 일본의 재정확대는 수출·무역 구조와 물가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규모 재정지출이 단기간에 가계와 기업의 수요를 끌어올리면 내수 회복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여타 주요국의 금융정책(특히 연준의 금리정책)과 맞물려 글로벌 자본흐름을 변화시킬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재정확대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자본이 일본에서 빠져나가 달러 및 기타 통화 강세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지션 조정 및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 기업은 환헤지 전략(선물환, 옵션 등)을 점검하고, 해외 투자자들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자산(주식·채권)에 대한 평가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은 일본 국채 수익률의 변화와 연계된 포지션을 점검해야 한다.
넷째,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자료 공개와 정책의 구체성(규모·시기·재원)은 시장의 기대를 안정시키거나 과도한 변동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일본 정부 및 금융당국의 설명 방식이 시장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타카이치의 의회 장악은 단기적 엔화 약세를 촉발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의 구체성과 국제금융환경(특히 미국의 금리흐름)에 따라 엔화와 일본 금융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는 향후 발표될 재정정책의 세부내용과 글로벌 주요 경제지표(미국 소매판매·물가·고용지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핵심 체크포인트: 1) 1달러=157.72엔(최대, 7거래일 연속 하락) 2) 자민당+이신 연합으로 하원 3분의 2 이상 확보(최대 328석) 3) 미 달러 인덱스 97.683 4) FedWatch 기준 3월 18일 25bp 금리인하 확률 19.9% 5) 주요 통화 및 암호화폐 시세는 기사 본문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