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프 비용 압박 속 3분기 매출 2% ‘깜짝’ 증가한 테나리스, 북미 시추 안정이 버팀목

이탈리아 강관업체 테나리스(Tenaris) 3분기 실적 발표

세계적 에너지용 강관 제조기업 테나리스가 3분기에 2%의 예상 밖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8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지역의 안정적인 시추 활동이 다른 지역의 부진을 상쇄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나리스의 2025회계연도 3분기(9월 30일 종료)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29억1,000만 달러에서 29억8,000만 달러로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8억5,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성적이다.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있지만, 주요 생산기지는 이탈리아·아르헨티나·멕시코·미국 등 세계 곳곳에 분산되어 있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미국과 캐나다 고객사들이 전 분기 대비 시추 활동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관(管) 수요를 지탱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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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성과와 한계

테나리스는 보고서에서 “북미글로벌 시추 지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견조한 활동 수준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프래킹(fracking)·코일드 튜빙(coiled tubing) 서비스 부문 매출은 시추 중단 여파로 부진했다. 유럽 역시 북해(North Sea) 프로젝트 발주 감소 탓에 매출이 둔화됐다.

프래킹은 셰일층에 고압으로 물·모래·화학물질 혼합 용액을 주입해 암석 틈을 깨뜨리며 원유·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이고, 코일드 튜빙은 드릴 파이프를 용접 없이 연속관 형태로 감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시추 방식이다. 양 기술 모두 시추 활동이 활발해야 수요가 발생하는데, 아르헨티나 바카무에르타(Vaca Muerta) 셰일 지대 프로젝트 지연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관세(cost surge)로 압박받는 수익성

테나리스는 4분기 매출이 3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관세 비용 전면 반영에 따른 비용·마진 압박을 경고했다. 유럽연합(EU) 내 수입 증가·미국발 철강 관세 영향으로 EU 철강업체 평균 가동률은 67%에 불과하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10월, 무관세 수입 쿼터를 절반가량 줄이고 초과 물량에는 5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은 3월부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적용했고, 6월에는 대부분 국가에 대해 50%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보호무역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 및 가격 구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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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TDA 상승과 반덤핑 예치금 환급

3분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억5,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여기에는 미국 반덤핑(anti-dumping) 예치금 환급 3,400만 달러가 포함됐다. 미국 상무부가 아르헨티나산 파이프에 부과했던 예치금을 반환하면서 일회성 수익이 발생했다.

테나리스는 “관세 정책의 전면 시행으로 4분기 필수 원재료와 물류 비용이 증가해 마진이 수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시장·투자자 관점에서의 시사점

전문가들은 북미 시추 활동이 당분간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나, 유럽과 남미 프로젝트가 회복되지 않으면 테나리스의 매출 믹스 다변화 노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EU·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지속되면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강관 수요도 가격 인상 없이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탄소 포집·수소 파이프라인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테나리스가 해당 신규 시장에 기술력을 확장할 경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용어 설명 및 독자 참고

EBITDA는 Interest(이자), Taxes(세금), Depreciation(감가상각), Amortization(무형자산 상각) 비용을 차감하기 전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기업의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여주므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핵심 지표다.

반덤핑 예치금은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최종 판정 전 잠정적으로 부과되는 보증금이다. 최종 판정에서 덤핑이 인정되지 않으면 예치금을 환급받는다.

젠데르 관점에서 보면, 테나리스의 경우 국제 무역 분쟁, 원자재 가격 변동, 에너지 전환 속도 등 거시 환경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업 구조이므로, 향후 분기별 실적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