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박스 리테일 업계에서 올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누가 승기를 잡았는지는 이미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8월 19일, CNBC 보도에 따르면 G 스퀘어드 프라이빗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hief Investment Officer) 빅토리아 그린(Victoria Greene)은 CNBC ‘Power Check’ 프로그램에 출연해 “타깃(Target)은 방향을 잃었지만 월마트(Walmart)는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업은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그 차이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적 일정은 타깃이 20일(수) 장 마감 이후, 월마트가 21일(목)에 각각 발표한다. 다음은 그린 CIO가 투자자 관점에서 제시한 핵심 시사점이다.
타깃(Target) – “정체성 재정립이 시급”
그린 CIO는 “회사가 스스로 방향을 찾을 때까지 타깃 주식을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망’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타깃 주가는 올해 들어 22% 이상 하락했으며, 이번 주 들어서만 2% 가량 소폭 반등했다.
“이제 타깃은 자신이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예전엔 교외 거주 여성 소비자가 스타벅스를 마시며 ‘소확행’ 쇼핑을 즐기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DEI※ 전략을 둘러싼 우왕좌왕으로 보수·진보 양쪽 모두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 빅토리아 그린
그린은 CEO 교체 가능성이 향후 방향성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번 분기 실적을 구해낼 정도로 빠르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동일 점포 매출(same-store sales)과 고객 트래픽 감소를 예상하면서, 일부 가격 인상이 이를 상쇄할 수 있겠으나 전체 흐름은 부정적일 것으로 보았다.
그린은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투심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기업이 정체성을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마트(Walmart) – “링 위의 무하마드 알리”
반면 월마트에 대해서는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며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해당 종목은 2025년 들어 12% 이상 상승했으며, 그린은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고객 트래픽·동일 점포 매출의 견조한 성장과 전자상거래 부문의 확대를 양대 모멘텀으로 꼽았다. 이어 “월마트는 링 위의 [무하마드] 알리이고 경쟁사들은 [조] 프레이저에 불과하다”는 비유를 통해 ‘압도적 우세’를 거듭 강조했다.
그린은 Back-to-School(신학기) 시즌 기간 월마트의 공격적 가격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매장 접근성이 미 전역 대다수 가정에 열려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 빅토리아 그린
전문가 해설 – 용어와 배경
※ DEI(Diversity·Equity·Inclusion)는 ‘다양성·공정성·포용성’의 약자로, 미국 기업들이 인종·성별·성적 지향·장애 등 다양한 요소를 포용하는 경영 전략을 의미한다. 최근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기업의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논란으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동일 점포 매출(Same-Store Sales)은 이미 1년 이상 운영된 기존 매장의 매출 변화율을 뜻한다. 외형적 확장(신규 점포)에 따른 성장 효과를 배제하고 ‘기존 점포의 영업력’만을 측정해 경기 변동 및 마케팅 효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처럼 투자 전문가들은 ‘정체성’과 ‘고객 이해도’를 리테일 기업의 지속 가능 성장 요인으로 꼽고 있다. 타깃과 월마트의 엇갈린 전략과 주가 흐름은 해당 지표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결론 및 전망
이번 주 실적 발표는 타깃의 방향성 부재와 월마트의 실행력이 투자자 신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린 CIO는 “타깃은 내부 혁신이 선행돼야 주가 반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월마트는 “가격 경쟁력·온라인 강화·광범위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두 기업의 실적 발표 이후 동일 점포 매출·트래픽·전자상거래 성장률 등 핵심 지표를 면밀히 비교함으로써, 빅박스 리테일 섹터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