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로이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평화적으로 종결될 경우 우크라이나 최대 이동통신사 키이우스타르(Kyivstar)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올렉산드르 코마로우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스타르 주식은 이날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우크라이나 기반 기업이 됐다.
상장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과 겹친다. 유럽 각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회담이 평화협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 있어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자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될 것이다.” – 올렉산드르 코마로우 CEO
키이우스타르는 모회사 비온(VEON) (Nasdaq: VEON)이 이미 상장돼 있는 나스닥을 런던‧바르샤바 증시보다 선호했다. 코마로우 CEO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간 연결고리 강화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연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이 회사는 미국과의 접점을 한층 강화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을 이사회에 영입했으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타링크(Starlink)와도 위성통신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가치와 ‘SPAC’ 상장 구조
키이우스타르는 이번 상장을 위해 핀테크 기업가 베치 코언이 설립한 코언 서클(Cohen Circle) SPAC과 합병하는 방식을 택했다.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기업인수목적회사’로, 비상장 기업을 우회 상장시키기 위해 먼저 껍데기 회사를 증시에 올린 뒤 합병하는 구조다.
키이우스타르의 프로포마(잠정) 기업가치는 23억 달러(약 3조 1,000억 원)로 책정됐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1억 7,800만 달러를 조달해, 앞서 로이터가 보도한 2억 달러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
모회사 비온(VEON)은 여전히 키이우스타르의 과반 지분을 유지한다. 코마로우 CEO는 “상장 후 초기 몇 주간 주가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라며 “외부 정치 환경의 불확실성은 이미 기업가치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전쟁·평화 가능성과 주가 변동성
업계 전문가들은 평화협정 여부가 키이우스타르의 장기적인 리레이팅(재평가)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라고 분석한다. 특히 이동통신 인프라는 전후(戰後) 복구 과정에서 필수적인 만큼, 전쟁 종료 시 통신·IT 부문에 대한 해외 자본 유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대로 평화 논의가 지연될 경우, 지속적 안보 리스크와 외환 시장 불안이 주가에 과중한 할인 요인(discount)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회사 비온은 잠재적 리스크를 감안해 미국 규제기관 및 우방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 시선 및 전망
이종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상장은 전쟁 중인 국가의 첫 미 증시 입성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며 “우크라이나 기업 전반의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에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애널리스트는 “초기 거래량이 얇은 상황에서 변동성이 클 수 있으므로 안정적 매수‧매도 호가 형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키이우스타르는 평화협상 진전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에 선제적으로 올라탈 수 있는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투자자는 정치·외교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통신 인프라의 구조적 성장성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