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주가 다시 급등했다. 2월 12일(현지시각) 발표된 키옥시아(Kioxia)의 4분기(회계 기준)의 강력한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촉발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2026년까지 빡빡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시장에서는 마이크론(Micron)의 경영진 발언도 수요에 대해 낙관적인 어조를 유지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
2026년 2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회계연도 3분기 실적과 다음 분기(4분기) 전망을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매출, 영업이익, 조정 순이익 등 대부분 주요 지표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고, 특히 2026년 전체 NAND 플래시 생산능력이 이미 매진되었다는 확인은 공급 측면의 제약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키옥시아의 3분기 실적은 다음과 같다. 매출은 5430억 엔(¥543 billion)으로 시장 예상치인 5410억 엔을 소폭 웃돌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조정 영업이익은 1447억 엔(¥144.7 billion)으로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고, 합작법인(JV) 관련 항목을 제외한 조정 총마진은 40%에 달했다.
그러나 더 큰 놀라움은 4분기 전망(가이던스)이었다. 키옥시아는 4분기 매출을 중간값 기준 8900억 엔(¥890 billion)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컨센서스인 6482억 엔(¥648.2 billion)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조정 순이익은 3400억 엔(¥340 billion)으로 추정되며, 시장 추정치인 1640억 엔(¥164 billion)을 대폭 상회했다. 조정 영업이익은 4850억 엔(¥485 billion)으로 예상돼 컨센서스 2488억 엔(¥248.8 billion)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키옥시아는 “2026년 전체 NAND 플래시 생산능력이 이미 매진됐다”고 확인했다. 이는 수요가 공급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공급 확대가 즉시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암시한다.
MS Hwang(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은 인베스팅닷컴에 “공급업체에게는 여전히 생산능력 제약이 과제이다. 클린룸 공간이 부족해 신규 장비 도입이 어려우므로, 새로운 시설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기존 클린룸 용적을 최대화하기 위한 창의적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키옥시아의 제품별 실적을 보면, 3분기 SSD 및 스토리지 매출은 3004억 엔(¥300.4 billion)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고, 스마트 디바이스 관련 매출은 1863억 엔(¥186.3 billion)으로 59.1% 급증했다. 이러한 구성비 변화는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저장장치, 모바일·임베디드 기기 수요의 동반 성장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분석가의 코멘트도 이어졌다. 미즈호(Mizuho)의 아시아 테크 전문가 Joseph Wrenn은 “나는 구조적으로 NAND 시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며, 2026년 나머지 기간의 매도측(셀 사이드) 평균판매단가(ASP) 가정치는 상향 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특히 일본 기업들의 가격 가정치 수정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주가 반응 및 주요 기업 움직임
키옥시아의 깜짝 가이던스 발표는 메모리 섹터 전반에 걸친 강한 상승을 촉발했다. 마이크론(Micron, NASDAQ:MU)은 전 거래일 9.9% 급등에 이어 프리마켓에서 추가로 3.4% 상승했다. 산디스크(SanDisk, NASDAQ:SNDK)는 키옥시아에 대한 NAND 의존도가 높아 전일 10.7% 급등에 이어 프리마켓에서 추가로 6.2% 올랐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키옥시아가 12.4% 상승으로 마감했고, 삼성전자(증권코드 KS:005930)와 SK하이닉스(KS:000660)는 각각 6.4%·3.3% 상승 마감해 업종 전반의 랠리를 반영했다.
마이크론의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4) 출하 가속화 발표
월프(Wolfe) 콘퍼런스에서 마이크론의 최고재무책임자(CFO) Mark Murphy는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 제품인 HBM4에 대한 생산 및 출하 상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HBM4의 대량 생산(High Volume Production)에 진입했으며 고객 출하를 개시했고, 출하 물량은 본 회계연도(달력 기준) 1분기 내에 성공적으로 램프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12월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시점보다 한 분기 앞당겨진 것이다.
Murphy는 HBM4의 성능이 초당 11기가비트(11 Gbps) 이상을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제품의 성능과 품질, 신뢰성에 대해 매우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회사의 비즈니스 전개를 “탁월한 궤적(trajectory) 상에 있다”고 표현하면서 수요가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능력보다 상당히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2026년 이후에도 공급-수요가 빡빡할 것으로 계속 기대한다. 고객의 수요에 맞춰 적절히 계획하고 투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및 배경
NAND 플래시는 데이터 저장을 위한 반도체의 한 종류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스마트폰 저장장치, 메모리카드 등 다양한 저장 매체의 핵심 구성요소이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고성능 컴퓨팅(HPC)용으로 설계된 고대역폭 메모리로, HBM4는 차세대 규격이다. ASP(Average Selling Price)는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를 의미하며, 메모리업체의 매출과 이익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또한 ‘클린룸(cleanroom)’은 반도체 제조에서 먼지나 오염을 차단하는 밀폐된 생산공간을 일컫는다. 새로운 클린룸을 건설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장하는 데는 설비투자(CAPEX)와 시간이 크게 소요되므로, 단기간 내 공급능력 확장은 쉽지 않다.
향후 시장 영향과 시사점
이번 키옥시아의 가이던스 서프라이즈와 마이크론의 출하 가속화 발표는 몇 가지 중장기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공급 측의 제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메모리 가격의 상승 압력이 유지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2026년까지 매진된 상태라는 점은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이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둘째, 반도체 업체들은 공급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이나, 클린룸 건설과 장비 도입에는 상당한 시간 지연과 비용이 수반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설비 활용 극대화 전략(예: 청정공정 최적화, 타 산업 설비 전환 검토 등)이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셋째, 메모리 가격 상승은 최종 소비재(PC,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장비 등) 가격에 일부 전가될 수 있고, 이는 관련 산업의 마진 압박 또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고성능 및 데이터센터 수요의 경우 비용보다는 성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해당 세그먼트에서는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이번 발표는 메모리 관련 주식의 단기 모멘텀을 제공한다. 그러나 공급 확대의 시기와 투자비용(자본지출)에 따른 이익률 변동과 각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예: 고부가 HBM 계열 vs 범용 NAND)에 따라 수익성의 차별화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개별 업체의 CAPEX 계획, 생산능력 가동률, 제품 믹스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결론
키옥시아의 강력한 4분기 가이던스와 마이크론의 HBM4 출하 가속화 발표는 메모리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공급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그에 따른 장기적 구조변화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투자자, 제조사, 장비업체 모두 향후 1~2년의 CAPEX 집행과 공급능력 확대 로드맵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