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nSpark (나스닥: CLSK)가 텍사스주 오스틴 카운티 일대 271에이커(약 109만7,000㎡) 규모의 부지 사용권과 총 285메가와트(MW)의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발표 직후 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4%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현금과 자사주를 혼합해 마무리됐으며, 클로징 이후 단계별 성과에 따라 추가 현금 지급 조건이 포함됐다. 회사는 이번 딜을 통해 텍사스주 그레이터 휴스턴 지역에 고성능 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 수요를 겨냥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지역 핵심 광(光)섬유 백본망과 인접해 있고, 전력 인프라 역시 견고해 고성능 데이터센터 입지 조건을 충족한다. 또한 인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the-meter)1 방식의 자체 전력 생산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을 넘어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AI 연산 등 폭증하는 HPC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트 슐츠(Matt Schultz)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인수는 클린스파크의 사업 포트폴리오 진화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매력적 시장에서 대규모 전력·부지를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AI 컴퓨트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미 변전소 건설을 위한 선행 자재 발주를 완료했으며, 2027년 상반기까지 200MW 이상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후 단계별 증설을 통해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클러스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사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PC(High-Performance Computing)란 초고속 병렬 연산 기술로,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해 복잡한 알고리즘·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최근 생성형 AI 붐으로 인한 GPU 수요 폭증과 맞물려, 대형 코로케이션(colocation)·클라우드 업체뿐 아니라 기존 비트코인 채굴사들까지 HPC 시장에 진입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산업적 함의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노출돼 있던 채굴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 수익원이 될 수 있는 HPC·AI 인프라로의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 전력 계약 규모·부지 면적 관점에서 클린스파크의 이번 투자는 동종 업계에서 보기 드문 공격적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텍사스 전력시장(ERCOT)은 자유화된 구조와 풍부한 재생에너지, 세제 혜택 등으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력이 높다. 이에 따라 다른 채굴 기업들도 유사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력 도매가격 변동성과 현지 전력 인프라 불안정성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2021년의 대규모 정전 사태처럼 예기치 못한 기후·공급망 변수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클린스파크가 ‘비하인드 더 미터’ 자가발전과 장기 고정요금 계약을 병행해 리스크 헤지를 추진하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2027년 가동되면, 200MW 규모 HPC 시설은 GPU 10만~12만 대를 동시 운용할 수 있는 용량으로 추산된다(시스템 사양·PUE 1.2~1.3 가정). 이는 현재 북미 지역 단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중 중상위권에 해당하며, 회사의 ‘채굴+HPC’ 복합 비즈니스 모델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결국 이번 투자는 전통 채굴기업이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청사진으로 해석된다. 클린스파크의 향후 실적 발표가 계획대로 전력 인프라 확보, 공정 진행, 수주 물량 확보로 이어질지에 따라 주가 방향성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1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the-meter): 전력 계량기 ‘이후’ 구간에서 자체 발전·저장 설비를 운영해, 공용 송배전망(그리드)보다 저렴하게 전력을 조달하거나 판매하는 방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