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베스 해맥(Beth Hammack) 총재가 현 시점에서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맥 총재는 연준의 2%연준 목표 물가안정 목표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지적하며, 노동시장 지지 목적의 성급한 인하가 오히려 물가 상승 국면을 길게 만들고 금융시장 내 과도한 위험추구를 부추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해맥 총재는 클리블랜드 연은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연설문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의 금융여건이 “상당히 완화적”이라고 진단하며, 주가 상승과 “쉬운” 신용환경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용 비용을 더 낮추면 자금조달이 더욱 저렴해져 위험성이 높은 대출까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맥 총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국면을 연장할 위험이 있으며,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추구를 장려할 수 있다.”
그는 이어 금융여건을 추가로 완화하는 정책이 시장가격 형성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맥 총재는 단기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조치가 자산가격과 위험 프리미엄의 정상적 신호 기능을 흐리게 만들 수 있으며, 그 결과로 향후 경기 하강 국면이 도래할 때 충격의 크기가 “원래보다 더 커져”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월 금리 인하 반대”
해맥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표결권이 없지만, 10월 말 연준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25%포인트(25bp) 인하해 3.75%~4.00%로 조정했을 당시 이 결정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준은 둔화 조짐을 보이던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면서도, 통화정책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해맥 총재는 반복해서 통화정책의 제약적 성격이 미약하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장기간 목표를 하회했던 물가안정 달성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연준이 2% 물가목표를 다시 확고히 하는 것이 여전히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시각에서, 조기 인하는 물가 기대를 다시 자극하거나 자산시장 과열을 야기해 정책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보험 성격의 인하”도 비용 있을 수 있어
해맥 총재는 금리 인하를 “노동시장을 위한 보험(insurance) 차원의 조치”로 포장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그러한 보험은 더 높은 금융안정성 위험이라는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그는 현재의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 대해선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충분한 자본을 갖춘 은행과 탄탄한 가계 대차대조표가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헤지펀드와 보험사의 레버리지(차입 활용) 수준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모신용(private credit)과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부문은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정책 경로: 엇갈린 연준 내부 기류와 데이터 공백
전날 공개된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향후 경로는 내부 이견으로 인해 험난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여기에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경제의 맥박을 가늠할 핵심 통계 데이터의 일부가 제때 제공되지 못한 점도 정책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다수의 지역 연은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하에 반대 입장을 시사한 가운데, 금융시장은 다음 달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현재로서는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맥 총재의 발언은 최근 연준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완화적 신용비용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조명을 비추는 성격을 갖는다. 많은 다른 연준 인사들이 노동시장과 물가의 상호작용에 논점을 집중해 온 것과 대비된다. 그는 대출여건이 이미 관대한 상황에서의 추가 완화를 특히 경계하며, 그 파급효과가 시장가격 왜곡과 향후 경기하강 심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거듭 상기시켰다.
핵심 인용
“오늘의 금융여건은 매우 완화적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신용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은 위험한 대출을 뒷받침할 수 있다.”
“언제든 다음 경기하강이 찾아오면, (지금의 인하가) 그 규모를 원래보다 더 크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용어와 맥락 설명
• 금융여건(Financial Conditions): 금리, 신용스프레드, 주가, 환율 등 여러 지표가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자금조달 환경의 긴축·완화 정도를 뜻한다. 해맥 총재가 말한 “상당히 완화적”이란 표현은, 자금이 비교적 싸고 쉽게 공급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 위험추구(Risk-taking):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하에서 투자자나 금융기관이 수익을 좇아 더 위험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행태를 말한다. 이는 자산가격 급등과 차입 확대(레버리지)로 이어져, 충격 발생 시 손실 증폭을 초래할 수 있다.
• 시장가격 왜곡: 정책금리의 과도한 인위적 인하가 위험 프리미엄과 할인율에 영향을 미쳐, 자산의 내재가치 대비 가격 수준이 왜곡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 경우 경기 사이클 전환 시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
• 사모신용(Private Credit): 은행이 아닌 비은행권이 비상장 기업 등에 대출을 제공하는 시장이다. 공개시장과 달리 투명성이 낮고 레버리지 활용이 높은 구조가 많아, 경기하강 국면에서 손실 전이가 문제가 될 수 있어 감독 당국의 주시 대상이 된다.
•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자산이다. 담보의 질과 유동성, 준비자산 투명성이 핵심 위험요인으로, 금융시스템과의 연계고리가 확대될 경우 시장 변동성 전이 가능성이 논의된다.
•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 미국 은행 간 초과지준의 익일물 거래 금리로, 연준의 정책금리 역할을 한다. 현재 목표범위는 3.75%~4.00%로, 이는 10월 말 25bp 인하 결과다.
정책적 함의
해맥 총재의 메시지는 물가와 고용, 금융안정 사이의 정책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지 재확인시킨다. 인플레이션이 목표(2%)를 여전히 상회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의 재고착과 금융불균형 누적이라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반대로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대기할 경우, 물가가 안정 경로로 더 확실히 복귀하는지, 또 금융시스템의 레버리지와 비은행권 리스크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 머무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다수의 지역 연은 인사들이 추가 인하에 반대 신호를 내고, 시장도 다음 달 FOMC에서의 동결을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해맥 총재의 발언은 “무리한 선제적 완화”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동시에 그는 은행권과 가계의 기초체력이 양호함을 언급해, 당장의 시스템 리스크 우려를 과도하게 키우지 않으려는 균형감도 유지했다.
결론
정리하면,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지속과 완화적 금융여건 속에서의 추가 금리 인하가 금융안정성 위험을 높이고, 시장가격 왜곡을 통해 차후 경기침체의 폭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0월 금리 인하에 반대했으며, 연준이 2% 물가목표를 향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공개된 연준 의사록과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공백은 정책 경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으며, 여러 지역 연은 인사들의 반대 기류 속에 시장은 다음 달 FOMC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해맥 총재는 헤지펀드·보험사 레버리지와 사모신용·스테이블코인을 감시 대상으로 지목하면서도, 은행 자본여력과 가계 재무상태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메시지는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 고용 지원 사이의 미세한 균형을 재차 상기시키는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