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모델의 선두주자인 이 회사는 주당 40달러라는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가는 당초 제시됐던 35~37달러 범위의 상단을 넘어선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약 151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로 집계됐으며, 팬데믹 시기 거품 논란 이후 첫 대형 BNPL IPO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공모 물량은 총 34,311,274주다. 이 가운데 클라르나가 직접 500만 주를 신규 발행하고, 기존 주주가 29,311,274주를 매각한다. 회사가 실제로 조달한 자금은 약 14억 달러로, 청약 경쟁률이 26대 1에 달했다는 사실이 투자자 수요를 방증한다.
클라르나 보통주는 11일(현지시간)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KLAR’라는 티커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거래 종료 이후인 12일에는 관례적인 절차를 거쳐 공모가 납입과 인수 확정이 마무리된다.
이번 딜의 공동 주간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세 곳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3사가 모두 참여했다는 점은 BNPL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월가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BNPL이란 무엇인가?
BNPL 서비스는 소비자가 결제를 진행할 때 즉시 카드 결제 대신 ‘무이자·분할 결제’ 형태의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승인 과정이 1~2초 내에 끝나고, 신용카드보다 낮은 승인 장벽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높은 연체율과 수수료 구조로 인해 금리 상승기에는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클라르나의 롤러코스터 기업가치
클라르나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46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2022년 글로벌 금리 상승과 기술주 급락이라는 매크로 충격 속에서 가치가 67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번 IPO를 통해 151억 달러 수준을 회복함으로써 시장 신뢰를 부분적으로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주간에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도 상장을 예고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핀테크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파급효과
시장 전문가들은 클라르나 IPO를 ‘리오프닝 이후 최대 핀테크 상장 이벤트’로 규정한다. 미 연준이 단기간 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지만, 22년 저점 대비 주식 시장 유동성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점, 그리고 AI·핀테크가 2025년 핵심 테마로 부상했다는 점이 수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BNPL 모델은 규제 불확실성, 소비자 신용위험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어 단기 주가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클라르나의 성공적인 데뷔는 유니콘·데카콘급 스타트업의 자본 시장 복귀를 가속화하고, 회복 국면에 진입한 글로벌 IPO 시장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규제·경쟁 심화라는 3대 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