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10’ 우주인 4명, 5개월 임무 마치고 스페이스X 드래곤 캡슐로 ISS 출발…9일 오전 미 서해안 해상 귀환 예정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크루-10(Crew-10)’ 임무를 수행하던 우주인 4명이 9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떠나 스페이스X 드래곤 캡슐에 탑승했다. 이들은 약 17시간 반의 귀환 비행 끝에 10일 오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앞바다에 착수(splashdown)할 예정이다.

2025년 8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귀환 임무는 지난 3월 14일 시작된 146일간의 승무원 교대 프로그램의 마무리 단계다. ISS는 지구 상공 약 400km 궤도를 도는 다국적 연구 플랫폼으로, 평균 시속 2만7,600km로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돈다.

캡슐에 몸을 실은 우주인은 니콜 에이어스(미국), 임무 사령관 앤 매클레인(미국), 오니시 타쿠야(일본) 및 키릴 페스코프(러시아) 등 총 4명이다. 이들은 검정·백색 대비가 선명한 ‘검은 사탕(gumdrop)’ 모양의 드래곤 캡슐 내부에서 지구 귀환 전까지 생명 유지 장치재진입 절차를 점검하며 대기권 재돌입 준비에 들어갔다.

‘크루-10’ 발사는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을 통해 진행됐으며, 이는 크루-9를 대체하기 위한 정기 투입이었다. 당시 귀환한 크루-9 명단에는 버치 윌모어수니 윌리엄스 등 NASA 우주비행사가 포함돼 있었다. 두 사람은 보잉(NYSE: BA)의 유인 캡슐 ‘스타라이너(Starliner)’에 탑승해 ISS에 머문 바 있다.

특히 윌모어는 스타라이너 시험비행 성공 5개월 후인 이번 주, 25년에 걸친 NASA 재직을 마감하고 은퇴했다. 그는 총 네 차례 다른 우주선을 탑승하며 464일의 우주 체류 기록을 남겼고, 스타라이너 프로그램 기술 고문으로서 핵심적 조언을 제공했다. 반면 윌리엄스는 NASA 비행사단에 남아 후속 임무에 대비 중이다.

NASA 측은 “우주정거장 미소중력 환경에서 수행된 200건 이상의 과학 실험 중 일부는 시간이 민감한 시료로 구성돼 있어, 지구 도착 직후 즉시 분석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연구성과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들 실험에는 신약 후보 물질 결정 성장, 식물 생장 메커니즘, 우주 방사선이 인체 세포에 미치는 영향 등이 포함돼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지상과 달리 대류와 침전이 거의 없어, 세포·단백질 구조 분석이나 재료과학 연구에 최적의 환경이 형성된다.

한편 스플래시다운(splashdown)이란 우주선이 바다로 낙하해 착수하는 귀환 방식을 의미한다. 현재 스페이스X 드래곤, 오리온(미항공우주국), 중국 선저우 일부 모델이 이 방식을 채택한다. 캡슐은 내열 실리카 타일 및 고성능 단열재로 둘러싸여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1,600°C 이상의 고열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전문가 시각: 크루 로테이션 프로그램은 ISS 운영 효율화와 장기 임무 안전성 확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특히 미·러·일 3개국 우주인이 함께 비행함으로써, 국제 협력의 가시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상업용 우주선(스페이스X)과 전통 항공우주 기업(보잉) 간 경쟁 구도가 가속화되면서, 차세대 저궤도 플랫폼 개발과 민간 우주 관광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 촉매가 될 전망이다.

드래곤 캡슐의 정확한 착수 예정 시간은 10일 오전 11시 33분(ET), 협정세계시(GMT) 기준 오후 3시 33분이며, 위치는 캘리포니아 연안 태평양 해역으로 공개됐다. 귀환 직후 스페이스X 회수선이 캡슐을 인양한 뒤, 승무원은 헬기를 통해 미 우주국 존슨우주센터(휴스턴)로 이송돼 건강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임무 성공 여부는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로드맵의 신뢰도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NASA는 “상업 우주선의 반복적 운용 경험이 쌓여야만 복잡도가 훨씬 큰 유인 심우주 미션에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어 정리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 미국·러시아·유럽·일본·캐나다가 참여하는 다국적 우주 연구 기지.
스플래시다운: 우주선이 바다에 착수하며 귀환하는 방식. 활주로 착륙이 불가능한 캡슐형 우주선에 주로 사용.
드래곤(Dragon): 미국 스페이스X가 개발한 재사용형 캡슐. 최대 7명 탑승 가능.
크루 로테이션: ISS 상주 인원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연구 지속성과 시스템 유지 보수 효율을 높이는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