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머 “트럼프의 대형 관세 합의에도 증시가 무덤덤한 이유”

뉴욕 증권가가 주목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유럽 연합(EU) 관세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CNBC 간판 프로그램 ‘Mad Money’ 진행자 짐 크레이머27일(현지시간) 방송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더 중요한 변수들에 쏠려 있다”면서 관세 피로감(tariff ennui)을 지적했다.

2025년 7월 28일,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2%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4% 하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0.33% 올랐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합의를 통해 대부분의 유럽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고했던 30%보다는 낮지만 EU가 희망한 10%보다는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EU가 미국산 에너지 7,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고 추가로 6,000억 달러를 미국 내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

투자자들은 이제 ‘높게 위협하고, 막판에 약간의 당근을 받고 물러서는’ 반복 패턴에 지쳐 있다

”고 설명했다.


■ 관세보다 ‘E/F/F’(Earnings·Fed·Jobs) 집중

크레이머는 “1실적(earnings), 2고용지표(unemployment), 3연방준비제도(Fed) 회의가 이번 주 최대 변수이며 관세는 ‘가장 마지막’ 관심사”라고 단언했다. 이번 주에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빅테크 4대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크레이머는 “이들의 수익 보고서는 EU 협상 소식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주가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Fed)은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금리 인하를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로 거듭 거부해 왔다. 크레이머는 “금리 동결이 확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한층 거세져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1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도 투자자 시야를 사로잡고 있다. 크레이머는 “고용이 좋든 나쁘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몰아붙이며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금리·실적·고용의 3대 이벤트가 끝나기 전까지 월가에서 관세 이슈가 우선순위를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관세피로감’이란 무엇인가

‘관세 피로감’은 동일한 협상 패턴이 반복되고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점차 반응을 잃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은 중국·캐나다·멕시코와도 대형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협상 마무리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크레이머는 “투자자들은 ‘모든 딜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는 태도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증시는 7·4 ‘독립기념일 급락’ 이후 이미 반등한 상태이므로, 무역 뉴스 하나만으로 추가 매수에 나설 동력이 약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는 그 자체로 ‘괴물(beast)’이다. 월가에서는 주말이 올 때까지 무역정책을 신경 쓰지 않을 것”

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 용어 및 배경 설명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중앙은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해 통화정책을 조율한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기업 차입 비용을 낮춰 주가 상승을 도모하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위험이 있으면 인하를 미룰 수 있다.

빅테크(Big Tech)는 시가총액이 크고 혁신을 주도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을 가리키며, 이들의 실적은 시장 지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 수단이자 협상 카드로 사용된다. 과도한 관세는 물가 상승 압력과 기업 수익성 악화를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


■ 기자의 시각

이번 EU 합의가 ‘15%’라는 상징적 숫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무디게 만든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관세폭이 변하지만 투자 심리를 뒤흔들 정도로 예외적이지 않다. 둘째, 대형 기술주 실적·연준 정책·고용 데이터 같은 ‘빅 이벤트’가 줄지어 대기 중이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상 방식이 예측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결국 시장은 새로운 정보(new information)가 아니라, 놀라운 정보(surprising information)를 갈망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실적 모멘텀을 확인한 뒤 매수·매도 결정을 내리는 보수적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 특히 빅테크 종목은 실적 서프라이즈 여부에 따라 지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 변동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과 정책 시그널을 우선순위에 두는 편이 합리적이다.


Jim Cramer on CNBC

Cramer explains tariff enn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