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가 고물가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낵·조미료류 수요가 약세를 보이자 2025 회계연도(회사는 2025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함)에 대한 연간 매출 및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하향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회사 측은 물가 상승으로 지갑을 조이는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보다 저렴한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로 이동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며 새로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정규장 개장 전(프리마켓) 거래에서 주가를 약 1%가량 낮추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조정 기준 ‘유기적 순매출(Organic Net Sales)’이 2025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3.0%~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1.5%~–3.5% 범위에서 하단이 확대된 것이다. 회사는 특히 신흥국 성장세 둔화와 인도네시아 시장 매출 감소, 그리고 미국 내 소매(리테일) 채널 압력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유기적 순매출’이란? 통상 기업이 인수·합병(M&A)이나 환율 변동, 회계 기준 변경 등을 제외하고 순수한 판매 증가분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이는 실제 소비자 수요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영진이 실질 성과를 판단할 때 핵심적으로 참고하는 숫자다.
한편, 케첩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2025 회계연도 조정 EPS 전망을 주당 2.50~2.57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가이던스(2.51~2.67달러)에서 상단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위축을 고려해 보다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다시 설정했다”
고 설명했다.
실적 면에서는 9월 27일 종료된 2025 회계연도 3분기 순매출이 6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62억6,000만 달러)를 소폭 하회한 숫자다.
업계에서는 높은 식료품 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할인점의 PB 제품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면서 전통적인 브랜드 업체들의 경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 역시 식료품(그로서리) 부문과 소스·스프레드 부문을 분리해 2개 법인으로 인적분할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업 구조를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각 부문에 특화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는 “유기적 순매출 감소율이 기존 예상보다 확대됐다는 점은 신흥국 수요 부진이 단기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인도네시아의 예처럼 현지 화폐 약세와 소비 둔화가 동반될 경우, 원가 부담까지 가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제시한 EPS 하단 2.50달러는 원가 절감과 가격 인상이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며 “원재료 가격 안정과 효율성 프로그램이 기대만큼 작동한다면 실적 하방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분할 계획과 관련해선 “분할 이후 각 부문의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으나, 초기에는 일회성 비용과 조직 재편 리스크가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투자자 유의 사항
프리마켓에서의 1%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매출 감소와 EPS 하향이라는 부정적 모멘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몇 분기 동안 소비 심리 지표와 신흥국 경제 지표가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