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이 뚜렷한 양극화를 보였다. 주식선택형(스톡피커) 펀드가 증시 랠리를 등에 업고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알고리즘 기반의 시스템·퀀트 전략은 변동성에 흔들리며 부진에 빠졌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고객에게 배포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흐름이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7월 한 달 동안 헤지펀드 스톡피커 전략은 평균 1.5% 수익을 올려 연간 누적 수익률을 약 7.8%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월간 상승률이 1.38%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보고서는 또 “시스템·퀀트 전략이 한때 월간 기준 사상 최저 성과를 기록하다가 7월 25일 이후 손실의 절반을 만회했지만, 결국 -2%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지표
“스톡피커가 밀집 거래(crowded trade)에 더 깊숙이 베팅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퀀트 전략은 같은 포지션의 혼잡으로 손실을 본 경우가 많았다.” — 골드만삭스 보고서 중
이와 달리, 멀티스트래티지(다수 전략 병행) 대형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헤지펀드 숀펠드 스트래티직 어드바이저스(Schonfeld Strategic Advisors)의 대표 펀드인 Strategic Partners는 7월 -0.3%를 기록했지만, 올해 누적 수익률은 5.8%를 유지했다. 반면 같은 운용사의 Fundamental Equity 펀드는 7월 1.4%, 연간 7.1%로 성과가 양호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마샬웨이스(Marshall Wace)는 운용 자산 769억 달러 규모다. 동사가 운용하는 Market Neutral TOPS 펀드는 7월 -0.2%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누적 수익률은 약 11%로 집계됐다. 주식 롱·쇼트 전략을 결합한 Eureka 펀드는 7월 1.6%, 연간 6.1%를 달성했다.
시카고의 거대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의 Wellington Fund도 7월 1.3%, 올해 4%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주요 펀드별 성과 표
펀드명 | 7월 수익률(%) | 2025년 누적 수익률(%) |
---|---|---|
Citadel Wellington Fund | 1.3 | 4.0 |
Marshall Wace Market Neutral TOPS | -0.22 | 10.99 |
Marshall Wace Eureka | 1.6 | 6.1 |
Man Group AHL Alpha Programme | -1.48 | -9.14 |
Man Strategies 1783 | -1.04 | 5.01 |
Schonfeld Strategic Partners Fund | -0.3 | 5.8 |
Schonfeld Fundamental Equities Fund | 1.4 | 7.1 |
Transtrend* | 1.75 | -15.67 |
Graham Tactical Trend | -0.1 | -7.63 |
Graham Multi Alpha Opportunity | -0.6 | 9.11 |
Graham Proprietary Matrix | -0.87 | 4.4 |
Graham Quant Macro | 1.93 | -5.02 |
Graham Absolute Return | -0.92 | 5.76 |
Graham Discretionary Portfolio | -0.39 | 4.63 |
*Transtrend의 수치는 8월 4일 기준
용어 한눈에 보기
스톡피커(Stock Picker)란 기업별 펀더멘털 분석을 통해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을 말한다. 반면 퀀트(Systematic) 또는 알고리즘 전략은 과거 데이터와 통계 모델을 활용해 자동으로 매매 신호를 도출한다. 멀티스트래티지(Multi-Strategy) 펀드는 매크로·주식 롱쇼트·크레딧·이벤트드리븐 등 여러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 포트폴리오 전체 변동성을 낮추는 형태다.
이번 달 가장 큰 충격은 미국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특히 관세 부과·철회 전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면서 시스템 매매 알고리즘의 포지션 자동 조정이 잦아진 데서 비롯됐다. 시스템 펀드는 대량 거래가 발생할 때 모멘텀 신호가 왜곡되는 특성상, 방향성 오판으로 손실이 확대되기 쉽다.
그러나 연간 누적으로 보면 시스템 펀드도 +1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1월과 3월에 나타난 추세적 랠리에서 큰 폭의 이익을 선취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다변화할 때 퀀트 전략의 효용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조정 국면을 지나면 성과가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맨그룹(Man Group)의 대표 퀀트 상품 AHL Alpha Programme이 7월 -1.48%, 연간 -9.14%를 기록하며 가장 큰 고전을 겪었다. 이에 따라 맨그룹 내부에서도 리스크 관리 변수를 재점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 영향 및 전망
헤지펀드 업계는 8월 첫째 주에도 미국 CPI 발표, 연준(Fed) 위원들의 발언, 그리고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여부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약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현재 부진한 퀀트·CTA(Commodity Trading Advisor) 전략의 리밸런싱이 빠르게 이뤄져 손실 만회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
또한 S&P 500이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음에도 변동성지수(VIX)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밀집 거래 해소에 따른 차익 실현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롱 온리 자금과 패시브 ETF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동시에 산업·종목 간 로테이션이 활발해질 경우, 스톡피커 전략이 추가적인 베타(시장 수익)보다 알파(초과 수익)를 창출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7월 한 달은 스톡피커·멀티스트래티지·퀀트 간 성과 차별화가 뚜렷했던 시기다. 투자자들은 개인위험 선호도에 따라 전략 다변화 혹은 시장 추세 추종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