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타드 철수 이후 세븐앤아이의 7-일레븐 미국 IPO 추진에 시장 ‘의문부호’

세븐앤아이 홀딩스(Seven & i Holdings)가 자회사 7-일레븐(7-Eleven)을 미국 증시에 상장(IPO)하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으나, 캐나다 편의점·주유소 운영사 알리멍타시옹 쿠슈타드(Alimentation Couche-Tard)약 6조7,700억 엔(미화 46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철회한 직후여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방어’ 차원의 필요성이 사라진 만큼 굳이 지금 7-일레븐을 분리 상장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약 400억 달러로 산정하고 있다.

세븐앤아이는 쿠슈타드가 제시했던 비공개·비우호적 인수 제안을 막기 위해 ‘분할 상장 카드’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우군(友軍)인 투자자들의 압력이 완화된 현 시점에서는 완전 지분 유지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이자와증권(Aizawa Securities) 운용역 미쓰이 이쿠오(Ikuo Mitsui)는 “7-일레븐은 세븐앤아이의 ‘크라운 주얼’로, 100%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편이 기업가치 제고에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븐앤아이는 “IPO 준비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상장은 1조 엔(약 7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수 있는 초대형 딜로, 최근 수년 간 전 세계에서 손꼽힐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 용어 풀이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를 의미하며, 비상장 기업이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최초로 매도해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다.

알리멍타시옹 쿠슈타드는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세계적 편의점·주유소 체인 운영사다. Circle K·Couche-Tard 브랜드 등을 통해 글로벌 20여 개국에서 14,000여 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비우호적(unsolicited) 인수 제안피인수 기업 경영진의 동의 없이 주주들에게 직접 주식을 사들이거나, 공개매수(TOB) 등 방식으로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 시장 평가와 전망

전문가들은 ‘타이밍’이 이번 IPO 성공 여부의 핵심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형 소비재·리테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증권사들도 최근 보고서에서 “리테일 업종의 공모시장 회복이 생각보다 더디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세븐앤아이는 미국 내 9,700여 개 7-일레븐 매장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내세워 투자 매력을 강조한다. 특히 에너지·식음료 가격 변동 속에서도 즉석식품·편의식품(ready-to-eat)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경기 방어주적 성격이 부각된다는 설명이다.

7-Eleven 매장 전경

다만 100% 지분 유지 vs 부분 매각을 둘러싼 내부 논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상장 후 유통 물량이 지나치게 적으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많은 지분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모회사 수익 기여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자 코멘트

편의점 산업은 ‘생활밀착형 비즈니스’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미국 증시 상장은 달러 강세ㆍ금리 리스크 등 거시 변수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쿠슈타드의 철수로 ‘방어 논리’가 옅어진 지금, 세븐앤아이가 어떤 주주 친화적 로드맵을 제시하느냐가 향후 주가와 기업가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