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가 이사회 구성 과정에서의 다양성·형평성·포용(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관련 기준을 제거하자는 미국의 보수 성향 주주단체인 National Legal and Policy Center(NLPC)의 제안에 대해 반대 표결을 권고할 계획임을 알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서한을 통해 밝혔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서한에서 콜게이트는 투자자들에게 NLPC의 제안에 반대하도록 권유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NLPC는 이사회 후보자 선임 과정에서 DEI 관련 항목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주주제안(proposal)을 제출했다.
NLPC의 이번 제안은 최근 몇몇 대기업들이 DEI 정책을 축소하거나 재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에 제기됐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 메타(Meta) 등 여러 기업이 DEI 프로그램을 철회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이미 실행한 바 있으며, 이는 미국의 정치적 환경 변화와 보수 단체의 압력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은 2020년 Black Lives Matter 운동 이후 DEI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강화해왔지만, 지난 1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보수 성향 단체들의 압력으로 일부 기업들이 DEI 약속을 축소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반면 콜게이트는 최근까지도 DEI 기준을 유지하는 소수의 기업군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 서한 내용 중: “이사들은 이사회에 폭넓은 기술, 경험, 관점 및 배경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혀, 이사회 구성에서 다양한 배경의 후보자 선발을 강조했다.
콜게이트는 NLPC에 제출한 답변에서 자사의 순매출(넷세일)의 약 2/3가 미국 외 시장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점은 글로벌 소비자 기반과 각 지역에서 요구되는 다양성·포용성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회사 측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한편 콜게이트는 2025년 의결권 위임장(proxy statement)에서 이사회 후보 3명이 “소외 계층(underrepresented communities)의 구성원“이라고 표기했으나, NLPC는 회사가 ‘소외 계층’의 정의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Bloomberg News)은 콜게이트의 NLPC 대응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에 대한 독립적 논평 요청에 대해 콜게이트 측은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용어 설명
DEI(다양성·형평성·포용)는 조직 내에서 성별, 인종, 민족, 성적 지향, 장애 유무, 사회경제적 배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구성원 간 공정한 기회와 참여를 보장하려는 정책과 관행을 말한다. 기업의 인사·거버넌스 정책에서 DEI는 인재 확보, 기업문화, 평판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주주제안(shareholder proposal)은 주주가 회사의 이사회나 경영진에게 특정 정책 변경을 요구하거나 권고하는 공식적 절차다. 상장회사의 경우 주요 의제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표결될 수 있으며, 제안이 통과되면 회사 정책이나 지침의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사안의 함의 및 시장·거버넌스 영향 분석
거버넌스 측면: 콜게이트가 NLPC의 제안에 반대 권고를 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투표를 요청한다는 사실은 회사가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국제적 시장 접근성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사회 구성 기준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규범 논쟁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이사회 의사결정의 질과 리스크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양한 배경의 이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 신흥시장 대응, 규제·사회적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주장에는 실질적 근거가 있다.
시장 및 투자자 반응: 단기적으로는 NLPC의 제안과 콜게이트의 반대 권고가 주가에 즉각적이고 큰 변동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처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표심은 이사회 구성 기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표결이 근소한 결과로 끝날 경우 회사의 중장기적 리스크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순매출의 약 66%가 해외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콜게이트의 경영 전략이 글로벌 소비자 취향과 규범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미국 내 정치적 압력과 글로벌 시장 기대치 간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투자자 설득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평판·영업 리스크: DEI 기준 철회는 일부 고객층 및 파트너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DEI 유지에 따른 비용·운영상의 부담을 문제 삼아 일부 보수적 주주들이 우려를 표할 수 있다. 콜게이트는 글로벌 매출 비중을 근거로 DEI 유지를 통해 다양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시나리오별 전망
시나리오 A(회사 방침 유지): 콜게이트가 DEI 관련 기준을 유지하고 주주들이 이를 지지하면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와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충성도와 제품 포지셔닝에 긍정적일 수 있다.
시나리오 B(제안 통과): NLPC의 제안이 통과될 경우 단기적 비용 절감 효과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겠지만, 일부 시장에서의 평판 리스크와 인재 확보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대형 유통사 및 파트너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
콜게이트의 이번 대응은 기업 거버넌스의 방향성과 글로벌 시장 전략을 둘러싼 중요한 사례다. NLPC의 제안과 이에 대한 회사의 반대 권고는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투자자, 소비자, 규제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준다. 향후 표결 결과와 투자자 반응, 더 나아가 다른 다국적 기업들의 유사한 대응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