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XXX 기자 — 세계적인 구강·개인 위생용품 업체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가 2025 회계연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하며 글로벌 생활용품 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회사는 물가 불안과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상 전략을 펼쳤으나,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대체 브랜드로 이동한 결과로 진단된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콜게이트-팜올리브는 이번 3분기(7~9월) 제품 평균 판매가를 전년 대비 2.3% 끌어올렸지만, 판매량(Vol.)은 1.9% 감소했다. Noel Wallace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소비자는 여전히 구매력이 취약하다”며 “할인 구매 추구(discount seeking) 성향이 강화되고, 히스패닉 소비자 방문이 줄어들었으며, 9월 미국 가정용품 카테고리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Wallace CEO 인용문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는 ‘Buy Canadian’ 운동이 확산하며 자국 브랜드 선호가 높아졌고, 콜롬비아·중앙아메리카·인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에도 역풍…관세 부담은 7,500만 달러
콜게이트-팜올리브는 비타민·아미노산 등 핵심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미국 내 생산 시설(주로 멕시코에 위치)로 들여온다. 미·중 무역 긴장과 공급망 교란으로 관세 관련 추가 비용이 약 7,500만 달러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한다. 이를 전가하기 위해 실시한 가격 인상이 당초 계획한 수익 방어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3분기 조정 기준 매출총이익률(Adjusted Gross Margin)은 59.4%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원자재·포장재 가격 급등이 직격탄이었으며,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광고·마케팅 지출을 확대하면서 비용 부담이 더욱 커졌다.
비용 절감 vs. 프리미엄 전략, 라이벌 P&G와 대조
생활용품 경쟁사인 프록터앤드갬블(Procter & Gamble)은 같은 분기 미용·헤어 케어 제품의 고가 전략이 통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 충성 고객은 가격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콜게이트-팜올리브의 주력 제품은 치약·비누 등 필수재이지만 가격 민감도가 높은 카테고리여서, 가격 인상이 곧장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유기적 매출 성장률(organic sales growth) 전망치를 종전 ‘2~4% 상승 하단’에서 ‘1~2% 상승’으로 내렸다. 이 같은 가이던스 조정은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이지만, 장 초반 뉴욕증시에서 콜게이트-팜올리브 주가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은행 J.P. 모건의 애널리스트 Andrea Teixeira는 “주가 부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이미 가이던스 하향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 지속 여부와 원가 안정화 속도가 핵심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
핵심 실적 지표
• 3분기 순매출(Net Sales): 51억 3,000만 달러 — LSEG 컨센서스와 일치
• 주당순이익(EPS, 조정 기준): 0.91달러 — 시장 예상치(0.89달러) 상회
※용어 설명
Private-label(자사상표) 브랜드란 대형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제조하거나 외주를 통해 생산해 자사 이름으로 판매하는 PB제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제조사 브랜드 대비 가격이 저렴해 경기 침체기 소비 대안으로 부상한다.
시장·정책 환경과 전망
생활용품 업계는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필수재조차 ‘가성비’를 중시하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있다. 콜게이트-팜올리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① 가격 포지셔닝 재조정, ② 신흥시장 현지화 전략 강화, ③ 친환경·프리미엄 라인업 확보 등 밸런스가 요구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원재료 구입선을 다변화하고, 멕시코 외 지역에도 생산 거점을 확대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가치(ESG)와 친환경 패키지가 소비자 선택의 변수로 부상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소재 패키지로 리브랜딩하며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원가 하락 및 환율 안정이 확인될 경우, 콜게이트-팜올리브 주가가 투심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소비 회복 속도와 가격 인상 지속 가능성이 실적과 주가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