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혼조세…초콜릿 수요 둔화 신호에 뉴욕 가격 상승분 반납

ICE 코코아 선물 가격 동향

ICE 선물시장에서 2025년 9월물 뉴욕 코코아(CCU25)는 전일 대비 -17달러(-0.21%) 하락한 반면, 같은 만기의 런던 코코아(CAU25)는 +90파운드(+1.72%) 상승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뉴욕 코코아 가격은 장 초반의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고, 런던 시장 역시 장중 고점 대비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는 초콜릿 수요 둔화 우려가 재차 부각된 데 따른 결과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Lindt & Spruengli AG는 올해 상반기 초콜릿 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며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글로벌 코코아 수요 약화의 방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급 요인 및 펀드 포지션

전날(21일) 발표된 코트디부아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25 마케팅 연도(10월 1일~다음 해 9월 30일) 들어 7월 20일까지 현지 농가가 선적한 원두 물량은 174만 t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급증세와 비교하면 둔화된 모습이다.

“헤지펀드 등 커머디티 펀드가 런던 코코아 시장에서 보유한 순매도 포지션은 7월 15일 주간 기준 6,361계약으로, 2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ICE Futures Europe)

과도한 숏(매도) 포지션은 단기적으로 숏 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가격 급락 배경: 전 세계 초콜릿 소비 부진

지난주 뉴욕 코코아 9월물은 8개월래 최저치, 런던 코코아는 17개월래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분기(4~6월) 유럽 그라인딩(원두 분쇄) 실적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331,762t로, 시장 예상(-5%)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6.3% 감소한 176,644t를 발표했는데, 이는 8년 만에 2분기 기준 최저치다. 북미 지역도 -2.8%(101,865t) 감소했으나, 유럽·아시아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스위스 기반 초콜릿 원료 업체 Barry Callebaut AG도 이달 초 세 번째 분기(3~5월) 판매량이 -9.5% 급감했다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연간 판매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큰 분기별 감소폭이다.


공급 측 변수

미국 ICE 등록 창고의 코코아 재고는 6월 18일 기준 236만 3,861포대(10개월 최고치)까지 상승했고, 7월 21일에도 235만 1,269포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세계 2위 산지 가나의 코코아위원회(Ghana Cocoa Board)는 2025/26 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65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mid-crop) 품질 저하는 가격 방어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4~9월 진행 중인 중간 수확분에서 트럭 적재물의 5~6%가 불량 원두로 분류돼 기존 메인 크롭(1%) 대비 불량률이 높다. Rabobank는 “늦게 도착한 우기 탓에 열매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 전망

ICCO는 지난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60여 년 만에 최대치다. 동기간 생산량은 -13.1% 감소한 438만t로 집계됐고,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46년 만에 최저 수준인 27%까지 떨어졌다.

다만, 기구는 2024/25 시즌에는 4년 만에 첫 공급 과잉(142,000t)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생산량은 +7.8% 증가한 484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용어 설명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은 원두를 분쇄해 코코아매스·버터·파우더 등 2차 가공품을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통상 그라인딩 규모는 실제 초콜릿 및 제과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숏(Short) 포지션은 자산을 빌려 먼저 팔고 향후 가격이 떨어졌을 때 되사는 전략이다. ‘숏 커버링’은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르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 포지션을 급히 청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기자 전문 분석

당분간 코코아 가격은 수요 둔화공급 불확실성 사이에서 방향성 모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런던 시장에 쌓인 매도 물량을 감안할 때 단기 반등 여지도 있으나, 유럽·아시아 그라인딩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근본적 가격 회복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가나·코트디부아르의 작황이 기상이변으로 크게 흔들릴 경우, 2024/25 시즌 ICCO가 전망한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지 못할 위험도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더멘털과 펀드 포지션 변화를 동시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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