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 공급 불안 우려로 급등

[가격 동향] 24일(현지시각) ICE 뉴욕 선물시장 9월물 코코아(CCU25)는 전일 대비 +291달러(+3.57%) 상승 마감했으며, 런던 ICE 9월물 코코아(CAU25) 역시 +114파운드(+2.13%) 올라 1.5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수출 둔화에 따른 전 세계 공급 축소 우려가 꼽힌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7월 20일 사이 농가가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는 174만t(전년 동기 대비 +6.1%)로 집계됐으나, 지난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영국 파운드화가 1.5주 만에 강세를 보이면서 ¹ 런던 선물가격 상승분을 일부 상쇄했다. 파운드 강세는 파운드 표시로 거래되는 런던 코코아 선물의 달러 환산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헤지 펀드 포지션도 단기 랠리에 불을 지폈다. ICE 유럽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펀드의 순매도 규모는 6,361계약으로 2년여 만에 최대치다. 다량의 숏 포지션은 쇼트 커버링을 자극해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요 부진이 누른 최근 약세 흐름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뉴욕 코코아 선물은 8개월래 최저, 런던 선물은 17개월래 최저로 밀렸다. 배경은 글로벌 초콜릿 수요 약화다.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분기 유럽 그라인딩(원료 콩을 갈아 초콜릿 원료로 만드는 공정)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331,762t이라 밝혔는데, 시장 예상치 -5%보다 부진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CCA)는 2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16.3% 급감해 176,644t으로 8년 만의 최저였다. 북미 그라인딩은 -2.8%(101,865t) 감소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그라인딩(Grinding)이란? 코코아 콩을 볶고 갈아 코코아 매스를 만드는 과정으로, 실제 초콜릿·코코아 제품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실제 수요 부진은 완제품 제조사 실적에도 반영됐다. 스위스 프리미엄 초콜릿 기업 린트 & 슈프룽글리(Lindt & Sprüngli)는 상반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B2B 초콜릿 공급사 배리 칼리보(Barry Callebaut) 역시 고가의 원료 부담을 들며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고, 3~5월 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5% 줄어 10년래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공급 변수: 재고·작황·품질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인증 재고는 23일 236만8,141포대로 10.5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해 공급 압력을 가중시켰다.

반면 작황 변수도 존재한다. 가나코코아위원회(Ghana Cocoa Board)는 2025/26년 생산량을 65만t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나는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세계 2위 생산국이다.

현재 수확 중인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4~9월 소규모 수확)의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 가공업체들은 트럭 한 대 분량 중 5~6%가 불량이라며 반송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주산지에 늦장마가 찾아와 콩 성장과 발효 과정이 지연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라보은행은 올해 미드 크롭 생산량을 40만t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년 44만t 대비 -9%다.

Stocks-to-Grindings 비율은 전 세계 재고를 연간 소비(그라인딩)로 나눈 값으로, 수급 타이트니스(긴축 정도)를 보여준다. 낮을수록 공급 부족 신호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보고서에서 2023/24시즌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수정, 60여 년 만에 최대 적자를 예고했다. 생산량은 4,380만t으로 -13.1% 급감했고,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46년 만의 최저 27%로 떨어졌다. 다만 2024/25시즌에는 14만2,000t 흑자 전환과 생산 +7.8%(4,840만t) 증가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