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가, 공급 우려 완화로 일제 급락

ICE 선물 시장 코코아 가격 급락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코코아(티커: CCU25)는 전장 대비 -223달러(-2.62%) 하락했고, 런던 ICE 9월물 코코아(티커: CAU25)도 -150파운드(-2.65%) 밀렸다. 두 시장 모두 하루 사이 낙폭이 컸으며, 이는 최근 급등세의 반작용이기도 하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 하락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이 추진 중인 대(對)해외 관세에서 코코아가 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윌버 러드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주 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은 관세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라고 밝혀, 무역 시장 참가자들이 공급 차질 우려를 크게 낮추는 계기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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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같은 주 초, 코코아 선물가는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수출 속도가 둔화하면서 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었다. 현지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7월 27일 누적 수출량은 17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보다는 크게 낮아 향후 공급 부족 가능성을 시사했다.

건조한 서아프리카 날씨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코트디부아르·가나 지역 강우량이 30년 평균 이하 수준이며, 고온까지 겹쳐 10월 시작되는 주산지 메인 수확기의 꼬투리 발육이 저해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선물시장에선 헤지펀드 등의 순매도(short) 포지션이 8,265건으로 2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하며, 단기간 쇼트커버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ICE Futures Europe 주간 보고서, 7월 22일)

초콜릿 수요 부진이 시세 압박

반면 수요 측 면에서는 부정적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사 Lindt & Spruengli AG는 7월 22일 “상반기 판매 급감으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코코아 가공업체 중 하나인 Barry Callebaut AG도 3개월 새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으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전월(7월) 코코아 선물은 뉴욕 시장 기준 8.5개월 만에, 런던 시장 기준 17개월 만에 저점을 기록했다.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유럽 분쇄량은 331,762톤으로 전년 대비 7.2% 줄어 예상치(-5%)보다 부진했다. 아시아 코코아협회(CAA)는 같은 기간 아시아 분쇄량이 176,644톤으로 16.3% 감소해 8년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북미 분쇄량도 2.8% 줄어들며 전 지역 동반 약세를 보였다.

재고와 생산 전망

미국 항만의 ICE 모니터링 재고는 7월 29일 236만 8,141포대로 10.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가나코코아위원회(Ghana Cocoa Board)는 2025/26년 생산량이 65만 톤으로 전년(60만 톤) 대비 8.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나는 코트디부아르에 이은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이다.

한편,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 4,000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60여 년 만에 최대치다. 글로벌 재고 대비 분쇄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27.0%로 46년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ICCO는 2024/25 시즌에는 142,000톤 수준의 첫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생산량이 7.8% 늘어난 484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품질 이슈로 인한 단기적인 매수세

현재 진행 중인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mid-crop) 수확(4~9월)은 저품질 논란이 이어진다. 현지 가공업체들은 트럭 한 대에 실린 물량 중 5~6%가 품질 미달이라며 반송 조치하고 있는데, 이는 메인 크롭(11~3월) 평균 불량률 1%를 크게 상회한다. 래보뱅크(Rabobank)는 “늦게 내린 비로 생육이 저해됐다”고 지적하며 올해 미드 크롭 생산량을 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봤다.

용어 해설

선물(futures)은 특정 자산을 미래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파는 계약이다.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은 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가격 상승 위험을 피하기 위해 되사들이는 행위이며, 이는 단기간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 stocks-to-grindings ratio는 재고 대비 분쇄량 비율로, 재고 수준의 타이트함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기사 작성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해당 종목에 직·간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모든 데이터와 정보는 참고용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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